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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근 김태현 Jan 12. 2018

세계 최대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를 후회없이 즐겨보자

드디어 뮌헨이다! 여행 전 “독일 뮌헨에 갈 거야!”라고 하면 “왜 하필 뮌헨?”이라며 갸우뚱하던 친구들 사이에서 B 군만은 “오오, 나도 신혼여행으로 옥토버페스트를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지. 또 가보고 싶다”라며 부러워했다.


그렇다, 뮌헨이 인기 있는 여행지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세계 제1의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가 중요한 것이다! 세상에, 말로만 듣던 옥토버페스트라니!

illust by 최진영


‘10월의 축제’라는 뜻의 옥토버페스트는 9월 셋째 주 토요일 정오, 뮌헨 시장의 “맥주 통이 열렸다!”라는 외침으로 시작하여 10월 첫째 주 주말에 끝난다. 전 세계인이 몰려드는 이 축제에 나도 곧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동생과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옥토버페스트 하면 보통 맥주를 떠올리겠지만, 진짜로 뮌헨에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맥주 다음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독일 전통 의상일 것이다. 가슴을 다 드러낸 야한 옷을 입은 독일 언니들과 귀여운 가죽 바지를 입은 독일 오빠들이 맥주 텐트에서 흥겹게 술을 마시는 장면! 적어도 나는 그랬다. 기쁘게 놀고 마시며 옥토버페스트를 즐기기로 하였지만, 맥주만 마시다 돌아갈 거라면 뮌헨까지 오지도 않았지!




독일 전통 의상, 우리도 입어보자!


뮌헨에 도착하자마자 바이에른 지방의 여성용 전통 의상인 디른들(Dirndl) 상점부터 찾았다. 여행 전 검색을 해보니 디른들은 꽤나 비싼 축에 속해 고민했었는데 현지 가격은 천차만별 아닌가! 게다가 옥토버페스트가 이미 시작한 시점이기에 할인도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동생과 나는 한국 돈 10만 원 정도에 두 벌을 구입할 수 있었다.


저렴하게 ‘득템’했다며 신이 나서 갈아입고 옥토버페스트가 한창인 대형 천막으로 향했다. 동양인이 그 나라 전통 의상을 입고 있으니 어지간히 튀기는 했나 보다. 비록 가슴 풍만한 언니들 사이에서 빈약한 동양인일지라도 그마저 귀여워 보이지 않았을까? 한 걸음 걸어가면 같이 사진 찍자며 누군가가 다가왔고 또 한 걸음 걸으면 다른 누군가가 옆에 붙어 사진을 찍었다. 이것이 바로 디른들의 힘이구나, 하하.


생각해보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는 순간, 우리는 모두 T.P.O에 맞는 의상을 강요받게 된다.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에 맞춰 암암리에 공식이 된 옷차림 말이다. 보통 면접 때는 블랙&화이트 정장을 선호하고, 사무직이면 무난하고 단정한 의상을 입는다. 영업직으로 사람을 대면하는 일이 잦을 땐 깔끔하고 신뢰감을 주는 의상을 선택하고, 디자이너라면 패셔너블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신경을 쓴다. IT 계열 종사자의 경우 종종 활동성이 좋은 캐주얼 복장을 선호하기도 한다. 오늘 입은 의상에 따라 나의 태도가 바뀌고 일할 때의 퍼포먼스가 달라지는 법이다.


T.P.O에 맞는 의상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만 힘을 지니는 것이 아니다. 여행에도 분명 T.P.O가 존재한다. 옥토버페스트 기간에 뮌헨에 왔다면 무조건 디른들을 입을 일이다. 입는 순간 축제에 임하는 나의 자세가 바뀐달까. 예컨대 오후 6시만 되어도 흥이 떨어지는 저질 체력인 내가, 무려 밤새도록 지치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었다.

또한 의상 덕분인지 많은 사람이 먼저 말을 걸어왔고 옆자리도 쉽게 내주었다. 얼굴 크기만 한 맥주를 한 잔 들이켜고 나니 ‘정말 내가 그 말로만 듣던 옥토버페스트 현장 한가운데 있구나’ 하는 실감이 났다.


 illust by 최진영

옥토버페스트 기간 중에는 맥주의 도수를 올린다고들 한다. ‘고작 맥주를 마시고 취하다니 한심하군!’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얼큰하게 술이 올라왔다. 한층 용감해진 우리는 놀이기구를 타기로 했다. 보통 ‘음주 후 탑승 불가’라는 경고문이 있기 마련인데, 이곳 사람들은 모두 한 잔씩 걸치고 흥이 잔뜩 오른 모습이었다. 음주 후 놀이기구 탑승이 일반화된 곳이라니!


그날 밤 술과 노래와 흥에 취한 사람들을 발아래에 두고 놀이기구에 몸을 실었다. 몇 번이고 빙글빙글 뮌헨의 밤하늘을 돌면서 소리도 질렀다. “나는 자유다! 나는 행복하다! 나는 두렵지 않다!” 바로 그 순간, 나는 세상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술보다도 기분에 흠뻑 취한 날이었다.




세계 최대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를 즐겨보자



Q 옥토버페스트에 대해 알려주세요!

장소 | 독일 뮌헨 테레지엔비제(Theresienwiese) 광장(U4·5 테레지엔비제 역)
시기 | 매년 9월 15일 이후 첫 번째 토요일부터 10월 첫 번째 일요일까지 2주간, 10:00∼23:30(시작일 12:00∼, 토·일요일&공휴일 09:00∼)
비용 | 입장료 무료, 맥주는 1리터당 약 10유로(천막마다 가격이 다름)
﹂홈페이지 www.oktoberfest.de


Q 어떤 브랜드 맥주를 맛볼 수 있나요?

옥토버페스트 기간에는 뮌헨 시가 선정한 6대 맥주 회사의 천막이 설치돼 각 회사의 맥주를 판매한다. 6대 맥주 회사는 아우구스티너(Augustiner), 하커 프쇼르(Hacker Pschorr), 호프브로이(Hofbru), 뢰벤브로이(Lwenbru), 파울라너(Paulaner), 슈파텐(Spaten)이다. 맥주 천막은 총 14개로, 천막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다.

Q 옥토버페스트에 가기 전,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옥토버페스트 기간 동안 뮌헨은 숙소를 구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방문자로 붐빈다. 따라서 일찌감치 숙소부터 예약하는 것이 팁!

by 김  양


▶<퇴사하고 여행갑니다> 도서 자세히 보기 : http://bit.ly/2j29a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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