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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맘 May 20. 2016

옷차림

기분이 언짢다.


나는 옷차림에는 그닥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태생이 그렇다.

대략 맞춰서 무난하게 입으면 그로 만족한다.

다른 이들이 멋지게 입은 모습을 보는건 즐겁다.


나는 얼굴도 잘 가꾸지 않는다.

이 역시 태생이 그렇다.

그나마 타고난 피부로 여태는 버텨왔지만

한순간 나이들어 내 나이만큼의 노화현상이 있다.


굳이 세월을 거스르고 싶은 마음이 없고

내나이만큼 뵈고 그만큼 대우받으며 살면 된다.

물론 젊어뵌다는 말은 들으면 좋긴 하다 나도.


나는 그렇단 얘기이고

열심히 자신을 가꾸는 이들에 대한 반감,

전혀 없다.

그것도 부지런함과 열정, 자기애가 있으니 가능한 삶이니.


그런데 오늘 나는 지적질을 당했다.

아우, 얼굴 손좀봐야겠다 자기.

피부관리좀 받고 실좀 넣어봐.

내얼굴 봐봐 이러면서

본인의 선글라스를 확 벗어 제끼는데

그 타이밍에 내가 어머 피부좋네 이랬어 했는데

난 맘에 없는 말이 안나오는 사람이다.

그닥 좋진 않았으니 그녀 피부가.


일단 자기 어쩌구 하면서 부산스러운데서부터

이건 뭐니? 싶었다.

동갑인 그녀는 자신꾸미기에 몸부림치는 삶을 살며

오래 전 내 포스팅에 4200만원 시계 아줌마로

언급한적이 있다.


그런데

그녀의 그 말  마디가 오늘 내내 나를 언짢게 한다.

안그래도 요즘 피부가 부석부석 얼굴살이 빠져서

이제 나이가 드는구나 싶어 조금 안타까워지는

구체적인 확인과 지적을 해주니

나도 어쩔수 없이 마음이 상한다.


그녀의 말에 맘 상하는 내 자신때문에

더 맘이 상한다.

나도 별 수 없구나 싶다.


그러면서 갑자기 내 옷차림까지 내려다 보게 된다.

아 정말 내가 뭐 문제있나?

옷이며 얼굴이며

이 모든 것들은

그저 물질로 다 해결되는건데 별신경안쓰고 살 데.

뭐 그리.


난 계속 이대로 살텐데

그런 내가 꼴불견인건지.



수정   2013.10.1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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