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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맘 May 24. 2016

멀어지는, 멀어진  마음

이제 사회인이 되는 아이

먼 타국에서 학업을 마치는 아이를 보기 위해

지난 금요일 이곳으로 왔다.

졸업식을 보는 동안 서너번 콧등이 시큰해지기도 했다. 그동안 어려운 공부 해내느라 고생한 아이를 보자니 참 대견하고 장하고 기특하고 그리고 예뻤다.

아이는 이제 학생신분이 아님에 두려움과 함께 뭔가 아직도 해야 할 공부나 기타 여러가지가 있는듯 하다고 했다. 이상하다고 했다.

학업을 마친 도시를 떠나 더 큰 도시로 거주지를 옮기기 위해 아이는 미리 새로운 집을 구해 놓았고 우리 부부는 아이를 도와 여러가지 세간살이들을 들여 줬다.

간섭하지 말아야지 라고 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물건을 사거나 배치하는데 잔소리를 늘어놨다.

아마도 아이는 부모와 떨어져 있으면 조금은 그립고 같이 있으면 많이 멀어지고 싶을것이다 분명히.

그 사실을 알면서도, 치사한것을 느끼면서도, 구차해지면서도 자식곁에 있고 싶은 이 징글징글한

내리사랑 내지는 집착...


끊임없는 자아성찰, 자기반성, 자기비난.


돌아오기 전까지 아이의 새 집에 세 식구가 북적대며 지내보기로 했는데 이제 이틀밤 지나고 있는데 삐걱대기 시작한다.

이때 아니면 이제 언제 함께  지내보나 싶었던 내 마음이 욕심이었나보다. 아이는 처음부터 숙소구할 생각마시라고 반드시 자기와 함께 두분이 지내시면 된다고는 했지만 아마도 알것이다 본인도

그것이 무리였다는것을.

떨어져 지낸지 5년인 성인된 자녀와 한공간에서 숨쉬고 지내는것이 쉬운일은 아님을 알게 되었고

그래도 부모니 그래도 자식이니 하며 참는것은

오히려 더 안좋은 감정들로 마음에 쌓이게 된다.

뻔한 대답이 돌아올것을 알면서도 묻는다.

불편하면 우리가 나갈까?

너 짐정리도 마음껏 못하고...

부모도 부모지만 자식도 참 못할 노릇일테지.


이제 나이가 드니 시차적응도 예전과 같지 않게 힘들다. 두 식구  다 자는 타국의 이 밤에 뭔가를 부스럭대며 정리를 하거나 누워서 핸폰을 치켜 들고 밀린 미드를 시청하거나 하며 이 밤을 지샌다.


아이를 혼자 두고 갈 생각에 마음이 너무 힘들다.

아이는 자유롭겠으나 나는 얽매이게 되는 이 삶이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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