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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c Apr 25. 2018

비록 미물이라도

요즘 여기서는 애완견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기를 살려주는 뉴스로서 인간을 위해 평생을 바쳐 일하고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구조견 브리트니(Brittany)에 관한 가슴 찡한 이야기가 화재다.

사람 나이로 치자면 80세 정도인 브리트니는 신부전증을 앓다 최근 들어 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병이 깊어져 16번째 생일을 마지막으로 텍사스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브리트니는 911 테러 당시 텍사스에서 소방대원이자 보호자인 콜리스와 함께 그 현장에 파견되어 하루에 무려 12시간씩 이어지는 고된 구조작업을 완수했고, 2005년에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기록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현장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는 것.

이 뿐만이 아니라 9살의 나이로 현역에서 은퇴한 후에도 자폐증 어린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며 사람과 함께 사람을 위해 일했다고 하는데, 임종을 맞이하기 위해 병원으로 들어가는 브리트니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24명의 소방관들을 보면서 그 개의 짧지만 굵은 족적을 남긴 삶이 조용한 여운으로 남는다.

하루를 살아도, 제발 "영혼과 열정 없이 살지 말라"는 메시지를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지 조차 모르는 나태한 나에게 던지는 것 같아, 비록 "미물(微物)"이라 할지라도 인간이 자신에게 부여한 임무를 끝까지 다한 이 충견에게 다시 한번 "영물(霊物)"이란 칭호로 나마 그의 죽음에 애도와 경의를 표하고 싶다.

https://youtu.be/B0 k5 yt2 H5 l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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