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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야 Jun 16. 2021

6월3일, 열번째 침탈 당한 날

<소성리를 쓰다>

6월3일 열 번째 침탈이 있는 날, 

5월말부터 경찰들에게 끌려나올 때, 발가락이 쥐가 났다. 끌려나오기도 전에 여경들이 둘러쌀 때부터 몸이 경직되고  뻣뻣해져서 잡아끌지마라고 말해도 경찰들에게 그런소리 따위는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이 "가실께요" 하더니 막무가내로 끌어낸다.

6월 3일 오늘도 경찰들이 난입해 들어오니까 옆사람에게 붙는다고 움직이는데 발이 경직되고 쥐가 나서 발에 쥐난다고 끌어내지말라고 하는데도 막 끌고 나가려고 해서 옆에 옥남어머님를 붙잡았다. 옥남어머니는 경찰들에게 끌어내지 말라고 하짐나, 그들은 우리 말에는 귀를 기울일 생각이 없다. 발에 쥐나고 화나고 분노스러워서 소리만 질러댔다. 끌려나와서 잠시 눕다시피 있자니 허리가 심상치 않았다. 또 일어나져서 일어났다. 

경찰들이 마을회관앞에 벽을 쌓고 섰는 바람에 의자위로 올라서서 경찰벽너머를 쳐다보는데 허리가 몇 번을 꺽이고 통증이 왔다. 그때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조금 망설여지더니, 또 움직일만해서 다녔다. 

소성리할머니들 새알수제비를 해드신다고 준비하길래 방에 잠시 누웠더니 일어날 수가 없을 정도로 통증을 느꼈다. 어쩐지 수상한 마음에 억지로 일어나서 차를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다리에 푹신한 베개 여러겹 받쳐서 누웠더니 통증은 가셨고 자세는 편해서 한참 누워서 잤다. 문제는 그리고는 일어나지를 못했다. 바로누워서 스트레칭하고 억지로 일어나서 허리 반듯이 펴고 서 있어보아도 통증이 가시질 않는다. 다음번에는 무조건 구급차타고 병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아 씨 내허리 우짤!

오.. 하느님..

정말 입에서 오 .. 주여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국가폭력에 시달린 허리가 고장나서 몇시간 동안 누웠다가 일어나지 못했다. 스트레칭 하고 살살 달래서 겨우 일어났다. 밥먹을라니 또 앉지를 못했다. 무릎 꿇고 앉았다가 안되서 다시 일어났다가 그래도 먹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꾸역꾸역 입으로 밥을 밀어넣었다. 허리아프다고 입맛까지 없는 거 아니다. 

반듯하게 서서 팔을 뒤로 깍지 끼고 한참을 제자리 걸음 걷다가 뜨거운 물주머니를 배에 차고 있었더니 이제 조금 나아진 듯 하다. 최소한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났다는 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엔 뜨거운 물주머니를 등허리쪽에 붙이고 있었더니, 또레미가 검색해보더니 바로 직접적으로 뜨겁게 하면 염증이 더 부울 수도 있다고  배에 붙여서 내장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게 낫다고 해서 앞으로 돌렸다. 자칫 잘못했다가 오늘 밤 실려갈뻔,, 아무튼 조금 효과가 있는 거 같다. 

우리집에 식탁이 없고 좌식 밥상이라서 무릎 꿇고 앉았다가 도저히 안되어서 책상 의자를 가져와서 앉았는데, 아픈 우리 또레미가 개미걸음으로 의자를 옮겨주고 옮겨가는데, 어째어째 하다보니까 하긴 하더라. 

그래도 한참 또레미가 아플 때가 아니라 그나마 조금 기운이 생겨서 밥상차리고 치우고는 할 수 있게 되어서 천만다행이다. 거기다 내 심부름도 해 줄 기운은 되어서 얼마나 기특한지, 

내 허리가 망가지는 걸 숨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게 다 한국정부가 무리하게 미군의 요구만 들어주고 소성리마을을 군화발로 짓밟고 미군들을 위한 통행로를 만들어주기 위한 작전을 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골병들어가는 증언이 될거니까 

두고두고 만천하에 우리가 얼마나 국가폭력에 골병들어가는 지 이야기를 해주어야 겠다. 

제발 내일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져라.     

연일 국가폭력에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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