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기고 조금은 느끼한 아보카도를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처음 아보카도와의 만남은 내게 다소 도전처럼 느껴졌다. 모양과 크기는 오리알 같았고, 껍질은 마치 사람 얼굴의 검버섯처럼 짙은 갈색이었다. 손끝에 전해지는 오돌토돌한 촉감은 피부병을 연상케 하여 더욱 마음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영양이 풍부하다는 형님의 권유에, 내키지 않으면서도 한 번쯤 먹어 보기로 했다.
세로로 반을 갈라낸 아보카도의 속살은 뜻밖에도 깔끔한 연둣빛과 은은한 겨자색을 품고 있었다. 잠시 감탄했지만, 잘라낸 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불쾌함이 밀려왔다. ‘너 뭐야? 역시나 느끼하고 맛없구나.’ 그날 이후 한동안 아보카도와의 인연은 끊어진 듯했다.
그러다 다시 형님의 소개로 아보카도를 만났다. 이번에는 다르게 다가갔다. 작정하고 마음을 열어 한입, 두 입 음미하다 보니 어느새 그 독특한 매력에 빠져들고 있었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과일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방앗간 앞을 스치는 참새처럼, 잊지 않고 꼭 찾아 만나고 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나는 못생긴 겉모습과 짧은 경험만으로 아보카도를 단정해 버렸던 것이다. 아보카도와의 만남이 내게 가르쳐 준 건 단순했다. 겉모습이 아무리 낯설고 불편하게 다가와도, 그 속에는 뜻밖의 아름다움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 그것은 내 삶에서 사람과의 관계에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우리는 흔히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을 믿으려 한다. 하지만 진실과 진정성은 언제나 눈에 보이는 곳에 있지 않다. 아보카도의 속살처럼, 사람의 내면 역시 시간을 들여 기다리고 긍정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드러나는 법이다.
처음엔 선입견 때문에 놓칠 뻔했던 아보카도. 그러나 열린 마음으로 다시 다가갔을 때, 그 안에 숨은 풍요로움을 발견했다. 사람도 다르지 않다. 편견을 거두고 상대를 온전히 받아들일 때, 우리는 예기치 못한 만남 속에서 소중한 순간을 맞이한다.
아보카도는 내게 단순한 과일이 아니라, 선입견을 넘어서는 용기와 열린 시각을 선물해 준 존재가 되었다. 겉모습에만 사로잡혀 있다면 결코 맛볼 수 없는 아름다움, 그 여정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가장 소중한 교훈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