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깨지지 않을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경전중의 하나로 ‘금강경(金剛經)’이 있다. 반야심경과 금강경은 너무나 유명하여, 불교신자가 아닌 사람들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금강경(金剛經)의 본래 이름은 인도의 ‘바즈라체디카 프라즈냐파라미타 수트라(Vajracchedikā Prajñāpāramitā Sūtra)’ 인데, 중국에서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으로 번역되었다. 금강경의 인도 이름은 줄여서 ‘바즈라 수트라(Vajra Sūtra)’라고 한다.
인도어 ‘바즈라(Vajra, वज्र)’는 ‘번개’ 이다. 즉 바즈라 수트라는 ‘번개 경전’ 인 셈이다. 인드라, 즉 제석천이 들고 있는 무기를 ‘바즈라’ 라고 부르기도 한다. 바즈라는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로 알려져 있다. 인드라는 바즈라를 들고 번개와 벼락을 친다. 이 부분은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와 거의 같고, 둘을 같은 신격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인도에서는 번개경 이라고 불린 바즈라 수트라가 왜 중국에서는 금강경이 되었을까? 상식적으로 금강(金剛)은 '금강석', 다이아몬드를 가리키는데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번개와 다이아몬드는 같은 의미로 사용된 적이 없다.
‘바즈라(Vajra, वज्र)’는 제석천의 무기로써, 벼락처럼 모든 것을 부수고 깨뜨리는 강력한 힘을 상징한다. 인도인들은 바즈라로 벼락을 쳐서 부수지 못할 것은 세상에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바즈라 수트라’는 이런 벼락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이름이 명명되었다. 이 경전을 한번 듣기만 해도 벼락치듯이 순식간에 모든 미망과 어둠을 물리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벌판과 고원지대가 많은 인도에서는 하늘에서 내려치는 벼락과 번개가 가장 강력해 보였을 것이고, 두려움과 숭배의 대상이 되었던 모양이다.
중국에서 금강경의 이름을 지은 사람은 구마라습(कुमारजीव Kumārajīva)으로 알려져 있다. 구마라습은 서기 402년에 이 경전을 한문으로 번역하면서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 이라고 제목을 붙였으며, 그의 번역본이 가장 널리 유통되었는데, 이 제목에 ‘금강(金剛)’이 포함되어 있어 ‘금강경’이라고 줄여서 부르게 된 것이다.
그런데 바즈라 수트라가 금강경으로 바뀌어 명명된 이유가 있다. 바즈라 수트라가 중국으로 전해지면서, 중국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번개벼락이 아니라 금강석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인들에게 가장 강력한 물질에 해당하는 금강석의 이름을 경전에 붙이게 되었다.
금강경 경전은 ‘프라즈냐(Prajñā, 반야)’, 즉 지혜를 핵심으로 하는데, 이 지혜가 마치 금강처럼 가장 견고하고 예리하여 모든 번뇌와 집착(망상)을 남김없이 부수고 깨뜨려(체디카)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금강’이라는 단어를 채택했다고 설명되고 있다.
구마라습이 의역을 한 셈인데, 결과적으로는 훌륭한 번역이 되었다. 동아시아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번개경’ 보다는 ‘금강경’이 훨씬 더 받아들여지기 쉬웠다.
동양에서 금강(金剛)은 단순히 단단한 물체를 넘어선 최고, 최상, 최강의 의미를 내포하며, 특히 불교와 관련하여 정신적인 경지를 상징하고 있다.
금강(金剛)은 견고함과 불멸성의 상징이다. 금강은 ‘금중최강(金中最剛)’의 줄임말로, 다이아몬드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단단하여 어떤 힘에도 파괴되지 않고 영원한 상태를 비유한다. 금강은 영원히 깨지지 않는 물질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대표곡 ‘골든’에서는 한국어 가사가 몇군데 등장한다.
I was a ghost, I was alone, hah
어두워진, hah, 앞길속에 (Ah)
Given the throne, I didn't know how to believe
I was the queen that I'm meant to be
I lived two lives, tried to play both sides
But I couldn't find my own place
Called a problem child 'cause I got too wild
But now that's how I'm getting paid, 끝없이 on stage
I'm done hidin', now I'm shinin' like I'm born to be
We dreamin' hard, we came so far, now I believe
We're goin' up, up, up, it's our moment
You know together we're glowing
Gonna be, gonna be golden
Oh, up, up, up with our voices
영원히 깨질 수 없는
Gonna be, gonna be golden
Oh, I'm done hidin' now I'm shinin' like I'm born to be
Oh, our time, no fears, no lies
That's who we're born to be
Waited so long to break these walls down
To wake up and feel like me
Put these patterns all in the past now
And finally live like the girl they all see
No more hiding, I'll be shining like I'm born to be
'Cause we are hunters, voices strong, and I know I believe
We're goin' up, up, up, it's our moment
You know together we're glowing
Gonna be, gonna be golden
Oh, up, up, up, with our voices
영원히 깨질 수 없는
Gonna be, gonna be golden
Oh, I'm done hidin', now I'm shining like I'm born to be
Oh, our time, no fears, no lies
That's who we're born to be
You know we're gonna be, gonna be golden
We're gonna be, gonna be
Born to be, born to be glowin'
밝게 빛나는 우린
You know that it's our time, no fears, no lies
That's who we're born to be
여기서 두 번이나 등장하는 중요한 부분이 바로 ‘영원히 깨질 수 없는’ 이라는 한국어 가사다. 작곡가 겸 가수 이재(EJAE)는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을 강조하고 있다.
이 노래의 핵심 부분은 바로 다음이다.
‘영원히 깨질 수 없는
Gonna be, gonna be golden
(우린 황금처럼 빛날거야)’
이재(EJAE)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황금 골드가 아니라 금강석 이었던 셈이다.
이 가사는 나는 영원히 깨지지 않을 금강처럼 빛나겠다는 의미다.
지미팰런 쇼에 등장해서 골든을 라이브로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한켠이 뭉클하고 소름이 돋지 않았던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10년 무명의 설움을 딛고, 번개와 벼락이 치듯이 한방에 빌보드 1위와 플래티넘 앨범 달성을 한 이재(EJAE)는 진정 금강석처럼 빛났다. 데뷔곡이 빌보드 1위와 인류역사상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다니, 글자 그대로 ‘금강’이 아니면 할 수 없을 업적이다.
케데헌의 골든을 들으면서 금강경과 바즈라수트라를 연상하는 나는 어쩌지 못하는 빼박 꼰대 일 지도 모르겠다. 케데헌의 대성공은 한편의 휴먼드라마를 보는 듯 한 느낌이었다. 감독과 가수까지 모든 사람들의 염원이 모아져서 ‘영원히 깨지지 않을’ 금강석이 되었다.
그들의 꿈이, 그들의 노력이, 그들의 염원이 영원히 깨지지 않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