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편: 소설『싯다르타』

by 김벼룩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

부처님의 삶과 철학을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참고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싯다르타』는 역사적 석가모니 붓다와는 다른 인물인 주인공 ‘싯다르타’가 삶의 의미를 스스로 묻고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소설이다. 싯다르타는 브라만의 아들로 태어나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었지만, 전통적인 가르침에 의문을 품고 스스로 수행의 여정에 뛰어들어 고행과 쾌락, 권력과 돈, 가족애 등 다양한 삶을 경험하며 진정한 깨달음에 이른다.


소설 『싯다르타』는 250쪽 내외의 짧은 소설이라서 읽기에 부담이 없는 데다가 우리나라와 같은 불교문화권의 독자들은 이미 석가모니의 삶에 대해 기초지식이 있기 때문에 큰 줄기를 따라가기가 쉽다. 하지만 동시에 싯다르타의 고행의 과정과 굴곡진 삶의 장면 장면이 주는 의미를 되새기며 읽는다면 250쪽이라 해도 결코 짧은 소설은 아니다. 소설은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색하는 깊은 철학적 성찰을 보여줌으로써 부처님의 삶과 철학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사찰이나 불교문화와 철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는 먼저 『싯다르타』를 읽고 출발하면 좋을 것 같다. 절에 찾아가는 이가 모두 불교 경전을 읽거나 불교철학을 공부하지는 않기 때문에, 절마다 다른 불상의 종류나 자세가 의미하는 바, 탱화나 벽화, 사찰의 탑이나 작은 조형물들이 가지는 의미를 궁금해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싯다르타』를 읽고 나면 석가모니 붓다의 삶이나 내면의 밑그림을 이해할 수 있고, 그러면 사찰에서 불상을 대면하거나 탱화를 마주할 때 상상력을 발휘해 그 뜻을 유추해 볼 수도 있다. 물론 그런 목적 없이 소설 자체를 즐기는 것도 좋은 일이긴 하다.


참고로 헤세의 많은 작품에는 불교를 포함한 동양 사상이 많이 녹아 있는데, 그가 이런 사상과 철학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는 것은 널리리 알려져 있다. 헤세는 기독교 경건주의 가정에서 자랐지만, 외조부와 부모가 인도에서 선교 활동을 했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동양 사상에 노출되었다. 그는 기독교와 불교를 모두 체험했기에 불교의 깨달음이나 내면 사상에 공감했는지 모르겠다. 헤세는 단순히 불교를 소재로 삼은 것이 아니라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도구로 불교를 받아들였고, 이를 통해 서구의 정신적 공허함을 치유하려 했다는 평가도 있다.


싯다르타.jfif 문학동네 발행본의 『싯다르타』표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Trip 8. 일출 명소 옥천 용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