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랑에 대한 고찰
연인이 있든 없든 상대적으로 외로움을 더 잘 느낀다면, 내면의 목소리를 차분히 듣는 시간이 필요하다. 보통 이렇게 외로움을 자주 느끼는 경우는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며, 내 행복의 대부분을 상대에게 의지하고 있는 케이스가 많다.
(물론 상대가 나에게 애정이 전혀 없고 누가 봐도 명백하게 혼자만의 사랑을 하고 있는 경우는 제외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연인이 조금이라도 나에게 퉁명스럽고 차갑게 대하면 ‘뭐지? 나에 대한 사랑이 벌써 식은 건가?’ 안절부절못하며 상대방의 행동 하나하나에 내 감정이 결정되는 경우, 연인이 나에게 사랑을 듬뿍 주고 표현을 잘해줄 때에만 내가 가치 있는 사람처럼 느끼는 식으로 스스로 가치의 기준을 상대방에게 허락해버린 경우 등이 있다.
반면 ‘스스로를 온전하게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은 이러한 행동 양상을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기분, 감정이 타인에 의해 좌우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그 누가 무슨 소리를 해도 나 자신을 절대적으로 믿고 사랑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절대 스스로를 힘든 상태로 계속 두지 않는다.
원치 않는 이별을 하게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이별의 슬픈 감정에 깊게 빠져 몇 날 며칠을 다운된 기분으로 계속 지내고 주변에 우울한 에너지를 마구 내뿜는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너무나도 사랑했던 내 일상의 전부였던 그 사람을 떠나보내니, 마치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제대로 된 자기애가 있는 사람은 자신을 소중하게 돌볼 줄 알기 때문에 힘들고 슬픈 감정에 깊게 빠져드는 것을 거부한다. 물론 이별은 당연히 힘들고 견디기 힘든 순간들이 불쑥불쑥 찾아오지만, 극복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서서히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온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서로 사랑하는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적 같고 축복받은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 해도 그 사람이 당장 사라진다면 살 수 없을 것 같고 내 모든 삶의 의미를 연인에게서 찾는 건 건강한 관계라 볼 수 없다.
이 세상에는 참 변수도 많고 아픔과 배신도 많다. 세상을 살아가며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하나뿐이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존재 자체에 감사해보자. 이 세상에 존재해주어서 그리고 내 앞에 나타나 주어서, 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하고 상대를 바꾸거나 내 입맛에 바꾸려 하지 말자.
상대방의 감정이 혹여나 식을까 걱정하지 말고 ‘지금 내 감정’에 충실하며 함께 사랑할 수 있음에 마음껏 감사해보면 더 감사할 일들만 생겨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