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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벼리 Dec 13. 2022

지나치게 감성적인 사람이 불편한 이유

감성과 이성 사이에서 균형 잡는 법 3.

최근에 사람들은 지나치게 감성적인 사람들을 불편해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된 건 대단히 큰 일도 아니었고,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내게 신선한 깨달음을 준 계기라 소개해보려 한다. 


내게 깨달음을 주었던 계기는, 요즘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 중에 하나 '나는 솔로'였다. 그저 재미 삼아 보는 예능 프로그램에 불과하겠지만, 유튜브 채널 여기저기에서 인물 분석에 열심인 걸 보면, 통찰력 있는 분들이 많은 듯하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감성적인 것과 감정적인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 영화나 드라마 속 배우가 울면 순식간에 눈물이 터져버릴 정도로 눈물에 약한 편이지만, 여성 출연자들이 툭하면 울어대는 모습을 보면 반감이 생겼다. '이거 나만 불편해?' 싶어서 유튜브를 켰더니 내 심리를 꿰뚫고 있는 유튜브 선생께서 추천 영상에 마법같이 띄워주셨다. 


해당 영상에 댓글들을 보니 나만 불편한 게 아니었다. 물론 출연자들을 옹호하는 댓글도 보였다. 그렇게 다양한 댓글들을 찬찬히 읽어보니, 불편했던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 중립의 입장에 설 수 있었다. 이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한다. 




그리고 울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툭하면 울어대는 출연자들을 보며, 왜 거부감이 들었던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감정 이입의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빠른 나조차도 너그럽게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였다면, 과연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든 것일까? 결론은 그들이 살아온 과정을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가정환경에서 자라 어떤 트라우마가 있으며, 그들의 연애 과정에서 어떤 상처가 있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을 낯선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그중에서 결혼 상대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무리수이다. 하지만 얼마나 절박했으면 얼굴이 온 천하에 알려짐을 감수하고 용기를 내어 출연했을까? 그 간절함에 조금만 수가 틀려도 속상하고 눈물이 터졌으리라. 


아마도 이런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예능이라면, 자칫 다큐멘터리가 될까 봐 생략하는 것일까? 과정이 생략되어 있으니 감정 이입이나 이해를 할 시간도 없이, 무작정 눈물이라는 결과를 보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반대로, 영화나 드라마에는 과정이 있다. 감정 이입을 할 수 있게끔 충분한 시간을 주고, 기승전결이 뚜렷하다. 소설책도 마찬가지.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것처럼 같은 감정을 느끼고 공감한다. 그래서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다.




사람들은 나와 친하지 않은 사람들의 소소한 감정까지 읽기는 힘들다. 그들이 어떤 하루를 보냈고 요즘 어떤 어려움 또는 기쁨을 경험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이 감성에 치우쳐 내보이는 행동들을 보면 불편함을 느끼곤 한다. 그저 저 사람은 지나치게 감정적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정말 친한 친구나 가족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감성에 치우친 상대방에게 공감을 하거나, 한쪽으로 치우쳐있는 감성을 바로 잡아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니 나와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해서, 단편적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나 또한 나와 친하지 않은 그 누구에게는 감정적인 사람으로 비칠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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