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늘벼리 Aug 14. 2021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예의 없는 사람은 거릅니다.

나는 나보다 나이가 어려도 상대방의 동의를 구한 후에 말을 놓는 편이라, 같이 일하는 9살 동생에게 말을 편하게 해도 되냐고 물었다. 이런 상황에서 거절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당연히 말을 편하게 하라는 대답이 돌아왔고, 설마 하는 마음에 "너도 편하게 할래?"라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

"그래!"

"......? ^^"

나는 순간 당황했다. 적어도 나였다면 "아뇨~ 괜찮아요 언니."라고 했을 테니까.


요즘 90년대생은 확실히 다르구나 싶었다. 모든 사람이 나와 같지 않다는 것을 잠시 망각한 내 잘못이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예의상 빈말 같은 건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미 엄청나게 쿨한 언니가 되어 버린 후라 되돌릴 수 없었고, 사회에서 만난 인연에 나이 차이 같은 건 부질없다고 마음을 고쳐 먹기로 했다. 하지만 고쳐먹은 마음도 얼마 가지 못했다.


함께 점심을 먹으며 업무와 관련된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다. 업무에 부당함을 느껴 불만을 토로하던 그 동생이 10원짜리 욕을 퍼부어대기 시작하는 것이다. 순간 나는 두 번째로 당황을 했다. 이 아이가 지금 나를 너무 편하게 생각해서 저러는 걸까? 도대체 내가 얼마나 만만하게 보였으면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을, 그것도 밥상머리에서 9살이나 많은 언니 앞에서 해대는 것일까? 순간 난 어떤 리액션도 해줄 수 없었다.




나는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직급이 높은 사람을 내심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내가 9살이나 어린 동생에게 말을 편하게 하라는 액션을 취한 것에 나 스스로도 놀랐었는데, 최근 모든 환경들이 바뀌면서 나 또한 쿨해졌다고 착각했었다. 하지만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아무리 말을 편하게 하더라도 지켜야 할 선은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 수록 꼰대는 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에 9살이나 어린 사람에게 말을 놓게 한 내 잘못이다. 결국 그 당돌함을 감당해내지 못하고, 내 마음에 불편함을 주는 사람과 거리를 두기로 마음먹었다.


인간관계에 대한 예절을 가르쳐 줄까도 싶었지만 왠지 꼰대로 가는 지름길 같았기 때문에 마음을 접었다. 그 친구에게 세월 속에서 스스로 체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다.




나름대로 사람 보는 눈이 생겼다고 믿는 요즘,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바로 '매너'이다. 그리고 매너 안에는 '선을 지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선을 지키는 것은 타고난 눈치도 있어야 하지만, 연륜에서 묻어나는 노련함도 한몫하기에 나 또한 항상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내가 가까이하고픈 사람은 '매너'가 기본 탑재되어 있고, 적당한 여유와 위트가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 또한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곁에 두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또한 신중해야 하는 것은 두 번 말해도 입이 아프지 않다. 내 인생이 걸린 일이기 때문이다. 외롭다고 해서 곁에 아무나 두는 것은 내 인생을 방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나이가 들 수록 인간관계에 더욱 신중해지는데, 신선한 경험을 하나 더 추가하며 좋은 공부를 했다. 이것이 바로 '인간 수업'이 아닐까? 나는 매일 이 수업을 통해서 성장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또한 '가까이 두고 싶은 사람' 되기 위해 노력 중인 사람으로서 소소한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