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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벼리 Nov 12. 2021

나 자신을 알라

직장인의 프리랜서 도전기 4.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서 반드시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흔히 말하듯 꾸준히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성과를 거두는 날이 온다. 10년 후든 20년 후든 포기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아마도 이런 류의 말은 자기 계발서를 즐겨 보는 사람이라면 이미 귀에 박혔을 듯하다. 그래서 나 또한 약간은 식상함을 느낀다.

 



쑥스러운 얘기지만 어렸을 때부터 노래로 많은 상을 받았다. 피아노도 오랫동안 쳤기 때문에 작곡을 하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착각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마는 생각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난이도였다. 그것을 처음 깨닫게 된 것이 20대 중반이었고 최근 들어 또다시 느끼는 중이다.


나는 음악을 만든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고 노래로 표현하는 재주가 있을지는 몰라도,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음악적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데까지는 꽤나 긴 시간이 걸렸다. 왜냐하면 인정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것을 언제 인정하게 되었냐면, 온라인 수업 수강권을 끊어 놓고 정작 작곡 공부를 숙제처럼 느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였다. 온전히 즐기지 못했다. 그저 의무감이 더 앞섰던 것 같다. 내가 좋아서 스스로 택한 수업인데 왜 숙제처럼 느껴지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나 자신을 대충 알았기 때문이었다. 과거에서 나를 찾으려 했었고, 현재의 내가 어떤 상태로 변화했는지 살펴보지 못했다. 오랜 직장 생활로 인해 창의력이 무뎌졌다거나 하는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내 안에 있는 원인을 외부에서 찾지 않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원인을 찾게 되는 순간부터 발전은 없다는 것을 안다. 내 안에 원인을 파악하고 있어야,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다.




'몰입'을 위해서는 집중력이 분산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과감하게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물론 시간이 남아도는 한량이 되었을 때가 오면 다시 도전해볼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최소한의 것들에 집중할 때이다. 놀랍게도 해야 할 일 하나 덜어냈을 뿐인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음을 느낀다. 아마도 무의식 중에 부담이 컸었나 보다. 솔직히 아직까지 완전히 포기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가슴 한편에 미련 한 줌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자신이 뭘 잘하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려놓아야 할 것이 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가지치기가 가능하다. 내가 가진 에너지를 분산시키지 않고, 쓰여야 할 곳에 몰입하기 위해 과감하게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나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단점 보완보다는 장점 위주로 개발시키면, 발전 속도를 높이기 유리하다.


시간을 보다 밀도 있게 사용하기 위해, 욕심을 내려놓기로 했다. 최대한 '몰입'하고 하나를 시작했다면 끝을 봐서 작은 성취감을 자주 느끼자. 이것저것 벌려놓고 마무리 짓지 못한다면 어느새 무기력증이 찾아올 테니까. 하나씩 차근차근, 제대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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