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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벼리 Feb 07. 2022

재택근무하실래요?

직장인의 프리랜서 도전기 13.

"곧 재택 들어갈 것 같은데? 근데, 팀에서 두 명만."


퇴사일을 마음에 둔 상황에서 들려온 솔깃한 말이었다. 두 명을 선정하는 기준은 세 가지 정도였다. 첫째는 출퇴근 소요 시간, 둘째는 업무 처리 역량, 셋째는 재택근무 희망 여부 정도였다.


재택근무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던 사람은 직장 내에서 나름 친분이 있는 편이라, 평소에 내가 재택근무를 원해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나를 추천하기에는 보는 눈이 많아서 내가 대답할 때까지 계속 물었다고 한다. 그리고 끝내 내 자리까지 찾아와 물어보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솔깃해할 이유가 없었다. 내가 퇴사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출퇴근이 힘들어서가 아니었다. (물론 출퇴근 왕복 두 시간은 힘들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니다.) 열심히 일을 해도 그만큼의 보상이 없어서, 발전 가능성이나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이 사실을 자각한 순간 흔들리지 않고 거절할 수 있었다.


이처럼 유혹의 순간에 잘못된 의사 결정을 하지 않으려면, 평소에 생각 정리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내 안에 무수히 많은 생각 파편들을 모아 우선순위대로 정렬해두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재택근무의 기회를 다른 동료에게 양보했다. 무엇보다 안락함에 익숙해져 퇴사 시기를 더 늦출 마음이 없었다. 왜냐하면 재택근무를 제안받을 때 종료 시점을 알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순간, 내 마음은 더욱 확고해졌기 때문이다.




퇴사 후 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재취업 준비를 할 테지만, 그 사이에 프리랜서 경험을 최대한 몰입해서 해볼 생각이다. 나는 1~2년 전부터 차근차근 씨앗을 뿌려 파이프 라인을 구축 중인데, 몇 개는 수익이 발생하게끔 기반을 다져두었지만 작고 소중한 수준이라 확장이 필요하다. 이렇게 다소 느리지만 꾸준히 나만의 세계를 구축 중이다. 그리고 꾸준히 실력을 키워가다 보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오리라 믿는다.


무엇보다 발전 속도를 높이려면 시간 투자가 필수인데, 회사 생활을 병행한다면 체력이나 시간적인 부분에 한계가 있다. 시간이 없다거나 피곤하다는 핑계로 일을 미루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기르고 새벽 기상을 통해 시간을 버는 것이 최선일뿐이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시간과 체력, 그리고 마음을 목표에 오롯이 쏟아야 한다. 그래서 쉬는 동안 스스로에게 기회를 줘보기로 했다. 태양 아래 검정 비닐을 뚫는 돋보기가 되어 보는 것이다.


언젠가 흔들리거나 힘든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내가 왜 이 선택을 했는지 되새기는 '초심'을 잃지 않고, 늘 겸손한 사람이었으면 한다. 작은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늘 평정심을 유지하는 그런 사람. 


사람은 스스로 생각한 대로 된다. '나는 잘 된다'는 믿음을 갖고 사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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