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악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음악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첫 번째는 AI를 활용해 보다 능률적이고 효율적인 창작에 돌입하는 길이다. 지금은 내가 고른 샘플을 업로드하고, 곡의 컨셉만 설명하면 전체적인 편곡과 멜로디까지 AI가 제시해 준다. 샘플은 악기 소스일 수도 있고, 내가 흥얼거린 멜로디일 수도 있다. 그 멜로디에 어울리는 반주까지 자동으로 구성해 준다는 점은, 오히려 음악을 오래 해온 사람에게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기존에 쌓아왔던 나만의 작업 방식은 유지하되, 그 과정을 단축시켜 주는 도구로 AI를 받아들이는 것도 가능해진 것이다.
두 번째는, 무난한 음악이 아닌 독창적인 음악을 추구하는 방향이다. 독창성이라는 말은 자칫 모호하게 들릴 수 있지만, 핵심은 트렌드나 기존의 레퍼런스에 과도하게 기대지 않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데 있다. 이미 AI가 만들어내는 음악도 평균 이상의 퀄리티를 가지게 되었기에, 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AI보다 ‘잘’ 하는 음악보다는, AI와는 ‘다른’ 음악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취미가 아닌 직업이라면, 결국 팬이 필요하다 음악을 단순한 취미가 아닌, 경제활동을 동반하는 직업으로 선택한다면, 어떤 길을 택하든, 혹은 두 방향을 병행하든 간에 중요한 건 결국 나의 음악과 활동을 응원해 주는 팬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 팬은 리스너일 수도 있고, 협업 파트너나 광고주일 수도 있다. 결국 내가 만든 음악을 통해 누군가와 연결되고, 공감받을 수 있어야 비로소 그 활동이 지속될 수 있다.
이제는 음악을 잘하느냐 못하느냐의 기준도 흐려지고 있다. 모든 음악이 잘함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는 시대다. 중요한 건 ‘다름’ 속에서 나만의 색깔로 승부하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더 도드라지는 것이 기획력과 셀프 브랜딩이다. 나만의 색깔은 음원 하나로 완성되지 않는다. 아티스트명, 커버 이미지, 파생되는 영상 콘텐츠, SNS 채널에서 보이는 모습까지, 모든 요소가 하나의 색깔을 만든다. 이제는 단지 음악만 만든다는 개념으로 접근하기에는, 세상에 쏟아지는 음악이 너무 많다.
20년 넘게 음악을 해오고 있는 나에게도, 이런 변화는 예외가 아니다. 올해부터는 나도 AI를 활용한 창작 방식을 조금씩 시도해보려 한다.
사실 마음 한편에서는 망설임이 있다. AI를 쓰게 되면 ‘내 손으로 만들어낸다’는 창작자로서의 정체성이 흐려지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방식과 AI 기반의 새로운 흐름을 섞어보는 노력을 시작해보려 한다.
무난하지 않은 음악, 독창적인 음악. 이런 음악을 만든다는 건 단지 자기만족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즐겁자고 만드는 음악이라면 무엇이든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음악 한 곡을 만드는 데에는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이 작업이 또 다른 기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많은 고민과 시도가 필요하다.
처음 홈레코딩 시스템이 도입되었을 때도 그랬다. 집에서 작업하는 게 뭔가 부족해 보이고, 스튜디오에서 해야 더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올 거라 여겼다. 하지만 이제는 마스터링까지도 집이나 작은 작업실에서 충분히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AI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 트랙을 만들거나 아이디어를 얻는 도구로 쓰는 것에 아직 어색함은 남아있지만, 이 또한 변화의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참… 생각이 많아지니 오히려 창작은 주저하게 된다.머리는 복잡하고 마음은 바쁜데, 손은 멈춰 있는 날들이 많아진다. 그래도 조금씩,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AI를 도구 삼아, 나만의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