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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와인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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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홍구 Jun 06. 2018

#Citi field.

노을이 아름다운 곳.

3년 만에 다시 미국에 왔다. 메이저리그 야구장을 중심으로 동선을 짰다. 서 있는 것만으로 숨이 막혀버릴 것 같은. 진부한 표현이지만 내게는 정말로 그런 곳들.


하늘이 정말 맑았던 이날. 6번째로 찾은 MLB 구장은 바로

뉴욕 메츠의 홈구장인 시티 필드(Citi field).


20년간 총 4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네이밍 라이트(naming right)를 받는 이 곳. (현재 네이밍 라이트 최고 규모는 스코티아뱅크 아레나인 것으로. 22년간 약 6억 3900만 달러. 야구장에선 시티필드가 단연 최고다) 명성답게, 뉴욕의 상징성답게 "광고할 거 제대로 때려 보여주겠어"란 느낌을 줬다.


심지어

백스크린 뒷면에도 이처럼 광고가 빼곡히 쌓여있을 정도였다.  포르셰 외에도 현대자동차의 라운지도 별도로 마련돼 있었다. 외야에는 한 때 국내에서 핫했던 쉑쉑 버거도 마련돼 있을 정도였다. (쉑쉑 버거 대신 다른 메뉴를 골랐다가 나는 이날 망했다.으.)


접근성도 좋았다. 플러싱 지역의 7호선 Mets-Willets Point 역에서 내리면 곧 바로 시티 필드를 만나볼 수 있다. 국내로 치면 구일역에서 고척스카이돔보다도 거리가 가까웠다.

(역에서 내리면 바로 만나볼 수 있는 풍경. 이날 하늘이 참 맑았다.)


건물 외관에는 구단의 주요 선수들 외에도 레전드들의 사진을 줄줄이 걸어놨다. 메츠 팬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는 1969년 메츠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톰 시버였다. 한 때 박찬호의 동료로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진 마이크 피아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경기장 안에는 구단 명예의 전당 등 다양한 시설들이 눈길을 끌었다. 메츠의 두 우승 트로피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메츠는 필자가 태어난 1986년 우승 이후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와는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외야에서 바라본 시티필드.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메이저리그의 전설 재키 로빈슨 원형홀(rotunda)도 눈길을 끌었다. 로빈슨은 다저스 선수 출신이지만 옛 연고지인 브루클린과의 연관성 때문에 특별히 신경을 쓴 듯 했다. 역광으로 사진을 제대로 남기진 못했지만 야구장에 들어서자마자 나오는 원형홀에는 로빈슨이 남긴 말로 전해지는 "A life is not important excepts in the impact on other lives"가 새겨져 있었다.

(재키 로빈슨의 상징인 42 조형물 앞에서 뛰노는 아이들. 알고 보니 이 아이들은 이날 국가를 불렀다.)

(관중석으로 가는 입구에는 이처럼 당일 라인업이 소개되기도. 곤잘레스 형 ㅠ 형이 왜 여기서 나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건 의외로 스카이라인이었다. 경기장에서 JFK공항(아마도?)이 멀지 않다보니. 수시로 라이트필드 쪽 하늘을 비행기가 가로 질렀다. 양키스타디움과 비슷하게 성곽 형태의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다. 경기 시작 뒤 얼마 지나지 않아 1루 측 하늘에는 노을이 깔리기도 했다. (구장 구경을 하기엔 포수 뒤쪽 최상단만한 장소가 없다.) 모든 관중석이 녹색에 파울 폴대가 주황색인 것도 눈길을 끌었다. 5,6회 쯤이었나? 빌리 조엘의 피아노 맨이 흘러나올 때가 개인적으론 가장 분위기가 좋았다. 그래서 동영상도 남겼다. 물론 7회면 나오는 'take me out to the ballgame' 떼창도(이 때면 나도 꼭 목청껏 노래를 부른다. MLB 구장에 있다는 게 가장 실감나는 순간)


(일반 핫도그 코너의 가격대는 이 정도)


화요일 오후여서 그랬는지. 생각만큼 관중들이 많지는 않았다. 메츠는 현재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 너희도 같은 마음이었던 거니?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나오길 잘했던 것 같다. 오늘도 나에게 포도알 스티커를 주며 이렇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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