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쥐는 내 삶의 핸들

by 행부

지금 이 안, 섭씨 50도.

어깨조차 펼 수 없이 좁아요.

이 상태로 차에 앉아 두 시간을

KTX보다 빠르게 운전한다?


F1 더 무비 30초 예고편을 보자마자

“이건 무조건 봐야 해.”

결심했어요.


저는 오래된 빵 삼촌, 그러니까 브래드 피트 팬이거든요.

그가 ‘탑건’ 감독과 F1 영화를 찍었다?

이건 안 볼 수 없는 거예요.


영화를 본 지 3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흥얼거려요.

I don't wanna lose my mind~

(내 마음을 잃고 싶지 않아)

I don't wanna lose myself~

(내 자신을 잃고 싶지 않아)

도서관에서도, 속으로

그 장면들을 떠올리곤 해요.

(사실 지금도요)


사람들은 말해요.

그 영화 내용이 뻔하다고.

하지만 우리 인생도 그렇잖아요.

태어나고, 자라고, 사랑하고, 일하고, 늙어가는 것.

뻔하죠.

그 뻔한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가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몫 아닐까요.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제 마음속 무언가에 불을 붙였어요.

“나, 인생을 소니 헤이스처럼 살고 싶어.”

그랬더니 친구가 말했죠.

“그건 너무 자유로운 거 아냐?”

아니, 그게 아니라—

좋아하는 걸 위해 목숨까지 걸 수 있는 삶.

그게 저는 ‘선명한 삶’ 같았어요.


나이 들수록

내가 뭘 좋아했는지 희미해지잖아요.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좋아하라고 배운 것’도 있고요.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동네.

남들이 박수치는 기준을 쫓다가

어느새 사라져 버린 내 기준.


그래서 더 와닿았어요.

도망치고 싶다가도, 다시 돌아오게 하는 일.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넘어 계속하게 하는 일.

몰입의 끝에서 하늘을 나는 경험.


그런 순간 있잖아요.

시간도, 공간도, 나 자신도 사라지는 순간.

다른 생각이 끼어들 수 없는

온전히 지금 여기에 머무는 순간.

그 안에는 하나의 감각만 남아요.

완전히 살아 있다는 감각.


영화의 클라이맥스,

주인공 드라이빙을 보며 누군가 말해요.

“He is flying.”


집중 그 이상의 경험.

물아일체라고 할까요.

그건 주행보다 비행에 가까웠어요.


그의 영혼은 도로 위에서 떠올랐고

저도 그렇게 떠오르는 삶을 꿈꿔요.

지금보다 조금 더 선명하게

조금 더 뜨거운 방향으로.


그 장면은 아직도 제 안에서 속도를 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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