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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Jan 04. 2017

[검고] AI와 계란 대란, 거리에 계란빵은 어디에?

[행간읽기] 2017. 1. 4. by 검정고무신





AI와 계란 대란, 거리에 계란빵은 어디에?
by 검정고무신

1. 이슈 들어가기

정유년, 닭의 해의 두 번째 기사 소재로 ‘닭’을 선택했습니다. AI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었고, 그동안 무려 2800만 마리가 살처분됐습니다. 달걀 한 판 가격이 만 원이 넘어가는 곳이 많아지고 아예 한 판을 팔지 않고 15개에 6~7천 원 하는 곳이 많습니다. 달걀 비싸서 안 먹는다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려오고, 닭과 계란을 주 재료로 쓰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울부 짖는 모습도 많이 보입니다. 



2. 이슈 디테일

AI 확산은 철새 때문이다? 아니다?

이번에 발생한 AI의 고병원성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 강하다. 1차적 방역 책임이 있는 농가의 부실한 방역과 정부의 늑장 대응이 사태를 확산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I 확산에 축산농가의 도덕적 해이도 한몫했다. 실제 세종 지역의 한 농장에선 AI 의심신고 이전에 AI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의도적으로 닭과 달걀을 출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농림축산식품부는 4차례 역학조사를 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이번 AI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2년 전보다 늦었던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2014년 1월 18일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 주재로 8개 부처가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범정부 대책을 만들었다. 전북 고창군에서 처음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지 이틀 만이었다. 

[매일경제, 12월 19일] 확산 원인은…초기대응 부실에 정부 늑장이 화불러


검고 : 농가의 부실한 방역의 원인이 알 낳는 닭의 공급과잉으로 싸진 계란값에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양계업자, AI 전 이미 산란닭은 과잉이었다?!

양계업계 쪽은 에이아이 발생 전 7천만마리에 이른 산란닭 수가 과잉이었다고 말합니다. 양계농가에서는 우리끼리 손해 보며 피 터지게 싸울 일만 남았다고 자조해왔습니다. 올여름 무더위로 닭들의 생산력이 떨어지기 전에 농가의 달걀 출고가는 개당 110원가량 했습니다. 닭을 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따지면 농민들에게 돌아오는 돈은 그만큼 적었습니다. 호주머니가 가벼우면 닭들을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자연 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런 이유로 에이아이가 확산된 건 아니지만 공급 과잉으로 인해 유지되는 저렴한 값은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도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양계업계가 적절한 산란닭 마릿수로 보는 것은 6천만마리 정도입니다.

[한겨레, 12월 30일] 달걀값 고공행진 언제까지 갈까


검고 : 그러나 알 낳는 닭들이 집단 폐사하면서 달걀값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달걀 값 폭등 이유 : 알 낳는 닭들의 죽음

AI 의심농가로 예방적 살처분될 가금류 159만7000마리까지 합치면 이날까지 살처분 가금류는 총 2614만마리에 이른다. 살처분된 2600만마리 가운데 산란계가 1879만마리에 달하고 있다. 살처분된 닭의 71.9%가 달걀을 낳는 닭들인 것이다. 이 규모는 국내 산란계 사육규모의 26.9%에 이르는 수치다.

더 큰 문제는 번식용 닭인 산란종계가 거의 절반 가까이 살처분됐다는 것이다. 산란종계는 전체 사육대비 44.6%에 해당하는 37만8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산란종계의 절반이 죽어나가면서 산란계 수급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산란종계는 병아리가 닭이 돼 알을 낳기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린다. 달걀 수급이 원상회복되려면 그만큼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달걀 대란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동아일보, 12월 27일] ‘달걀 대란’ 장기화 조짐…산란종계 절반이 AI 살처분


검고 : 알 낳는 닭들이 이전 수만큼 늘어나기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린다니요. 조금 있으면 최대 명절 설날입니다. 떡국에 고명도 올려야 하고, 달걀을 풀어 부침도 해야 하는데요.. 이렇게 달걀 값이 오르면서 달걀을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두부와 우유 등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편, 달걀값이 폭등하면서 사재기 논란도 이어졌습니다.


계란 사재기 논란

정부가 계란 유통 과정에 사재기, 가격 담합 등 불공정 행위가 있었는지 실태조사에 나선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산란계 도살처분이 늘어난 영향도 있겠지만, 매점매석 행위가 계란값 폭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22일 “계란 사재기 등에 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실무 차원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협조 요청을 한 상태”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12월 23일] 계란 사재기·가격 담합 여부 조사키로


검고 : 현재까지 조사 결과 사재기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당국은 1월 2일부터 2주간 추가 단속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파리바게트나 던킨도넛츠 등을 운영하는 대기업 SPC는 직원들이 500판가량을 사들여 계란 사재기가 아니냐는 비난도 받기도 했습니다.


동네 슈퍼 달걀 값이 더 비싼 이유

대형 마트의 경우 산란계 농장과 직접 거래를 하거나, 대형 유통상과 장기 계약을 맺어 계란을 들여온다. 이 때문에 물량이 부족해지고 가격이 올라도 매입가에 영향을 덜 받는다. 반면 소규모 유통상을 통해 계란을 받아오는 재래시장, 소형 마트의 경우 계란 확보가 더욱 힘들다. 농장과 대형 유통상들이 큰 유통업체의 물량을 우선적으로 챙겨주다 보니 소규모 유통상들은 물량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구매 단가도 비싸다.

[조선일보, 12월 28일] 한우 등심 100g보다 비싼 달걀 한 판


검고 : 대형마트보다 동네 슈퍼 달걀 한 판이 훨씬 비싼 이유는 유통 구조에 있는 거죠. 특히 계란을 재료로 사용하는 자영업자들은 대형마트에서 달걀을 대량으로 구하기 어려워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달걀을 사야 하는 상황입니다. 동네 빵집과 분식집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정부의 현실성 없는 대책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 대란'이 심화되자 농림축산식품부가 항공편으로 계란을 수입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관세 면제, 항공료 보조 등 정부 지원에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계란 수입에 나설 민간 기업이나 사업자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미국·호주·스페인·뉴질랜드·캐나다 등 계란 수입이 가능한 AI 청정국가의 계란 1알 평균 가격은 345~482원이다. 한 판(30알) 기준으로 환산하면 가장 저렴한 캐나다(345원)를 기준으로 해도 1만원이 넘는다. 여기에 항공운송료와 각종 운임을 붙이면 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 정부가 할당관세에 항공료를 일부 지원해도 국내 계란 가격보다 2배 이상 비싸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편 식약처가 2월부터 시행 중인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때문에 해외에서 계란을 들여오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머니투데이, 12월 29일] "시장 모르는 정부에 화난다"…답 없는 계란 대책


검고 : 정부는 이외에 “휴업보상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휴업보상제란 AI가 자주 발생하는 기간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농가의 가금류 사육을 금지하고, 정부가 이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는 제도입니다. 



3. 필진 코멘트

철새로부터 시작된 AI가 계란 대란까지, 많은 양계업 농민들이 피해를 보고 더 나아가 소비자에게도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정유년, 닭의 해를 맞이하는 대한민국.. 매년 반복되는 AI가 되지 않도록 양계농가와 정부, 유통업계와 소상공인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by 검정고무신

divermuns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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