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행간읽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간읽기 May 02. 2016

[베이징팬다] 최저임금, 저는 참 별로인데요

[행간읽기] 2016. 05. 02 by 베이징팬다 

"최저임금, 저는 참 별로인데요" by 베이징팬다


베이징팬다 : 어제 서울 곳곳에서 노동절 행사가 많았던 모양입니다.

어제 오후 대학로. 민주노총의 새로운 집회 광고 방식 [민중의소리]

알바노조가 1일 노동절을 맞아 서울 보신각 앞에서 ‘대세는 최저임금 1만원, 제4회 알바데이’기자회견을 가졌다. 알바노조는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한다”며 “2013년 알바노조가 처음으로 한국사회에 최저임금 1만원을 이야기하였고 3년이 지난 지금, 모든 야당이 최저임금 1만원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바노조는 이어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위해 최저임금 1만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알바노조는 20대 국회의 첫 입법을 최저임금 1만원으로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알바노조는 또 “맥도날드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한다”며 “맥도날드의 45초 햄버거, 17분30초 배달 제도가 알바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맥도날드는 여전히 단체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어제자] 알바노조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한다”


베이징팬다 : 최저임금제는 국가가 노-사간의 임금 결정 과정에 개입해 임금의 최저 수준을 정하는 것입니다. 사용자에게 이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이지요. 우리나라는 1989년 600원으로 시작해 올해 6030원을 찍었습니다. 최저임금 상승은 저임금 해소로 임금 격차가 완화되고 소득 분배 개선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국가가 개입 안 했어도 똑같은 효과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만... 괜히 일 만들어서 일 못하는 국회의원들에게 쓸데없이 월급 준 느낌?!)
어제가 근로자의 날이었죠. 그래서 뭐 행사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래 기사들은 제가 보기에 다소 감정적으로 쓰인 듯합니다. 읽는(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연민과 동정을 자극하는 기사요.


근로자의 날,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법정 최저임금인 시급 6,030원도 못 받는 현실, 비인간적인 처우에 항의하기 위해섭니다.


[홍현우/편의점 '열정페이' 근로자 : 지금 최저시급이 6천30원이잖아요. 그런데 5천8백원 받고 야간 아르바이트했었습니다. 다들 그렇게 준다는 이유만으로 '하기 싫으면 그만둬라' 이런 식으로….]

실제로 최저임금 이하의 열정페이에 시달린 청년 근로자는 지난해 63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청년 근로자 6명 중 1명이 '열정페이'를 받은 건데, 이들의 평균 월급은 70만 6천 원에 불과했습니다.

[박 모 씨/식당 '열정페이' 근로자 : 새로운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힘들거든요. 솔직히 요즘. 그러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하는 거죠. 그 돈 받더라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그거밖에 없으니까.]

[SBS/5월 1일자] "싫으면 그만둬"…열정페이 시달리는 청년들

서울 종로구에 사는 대학원생 이광호(27) 씨는 적은 돈이라도 학비에 보태기 위해 아르바이트(이하 알바) 자리를 찾아 나섰다. 이 씨는 출근 시간을 아끼고자 동네 근처에 있는 카페 위주로 알바 자리를 알아봤다. 하지만 4~5곳에 이르는 카페는 모두 경력 알바생만 원했고 이 씨에겐 면접 기회조차 오지 않았다. 이 씨는 결국 ‘알바 경력’이 없다는 이유 하나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헤럴드경제/4월 25일] "경력 없다고?…안됩니다"


베이징팬다 : 특히나 사업주 입장에서, 월 100만 원을 버는 사업주이든 월 900만 원을 버는 사업주이든, 당연히 교육이 필요 없는,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왜냐면 알바생들조차도 본인이 잠깐 일하는 곳에 대한 책임 의식이나, 본인을 교육시켜준 사업장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감사한 마음이 없이 필요하면 일 구했다가, 하기 싫으면 그냥 그만둬버리는 게 현실이니까요. 어느 사업주가 3개월 일할 지 3주일 일할 지 모르는 알바에게 1주일씩 시급 줘 가며 교육해 주고 싶을까요. 큰 회사 같으면 돈이 남으니 교육 기간의 비용을 다른 이익과 퉁 칠 수 있도록 예산 편성이 돼 있다 쳐도, 개인 자영업자에게는 그 모든 게 낭비되는 비용이니, 줄이고 싶은 게 당연합니다.


최저임금제, 일이란 걸 별로 안 해본 국회의원들 머릿속에서 나온 것…

베이징팬다 : 국회의원들은, 총선이나 대선 등 중요한 선거 앞두고 표심 사려고(=민주적으로 보이려고) 현실성은 검토 않고 정책 급조하고, 총선이 끝나면 대선을 위해서, 또는 재당선을 위해 공약을 지키는 것에만 신경 쓰고 실효성에 대해서는 별로 머리를 굴리지 않는 사람들인 듯합니다. 왜냐면 본인들 돈으로 법 만들고 집행하고 모자란 돈 메우는 게 아니니까… 남의 돈이고, 나 자신은 그냥 남의 돈으로 내 이미지만 추켜 세우면 훗일은 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극소수의 생각 있는 의원님들 죄송합니다~)


정부통계상 최저임금 근로자들의 98%는 300인 이하 중소기업에 근무. 그 가운데 87%가 30인 미만 영세기업에 근무. 이들 기업 중, 최저임금을 많이 적용받는 사업장들은 대개 PC방, 편의점, 음식점, 커피숍 같은 영세 자영업자들. 이들은 정부가 현재 검토하고 있는 7%의 최저임금 상승분과 민주노총이 제시하는 시급 1만원, 209만원의 최저임금은 감당할 수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의 발표, 바른사회시민회의 토론회


베이징팬다 : 민주노총이 아무리 길거리에서 연민을 호소하며 시위를 해도, 편의점에서 알바생이 6천 원 넘는 시급 받으면서 계산대에 서 있으면서 핸드폰으로 소리 다 들리게 드라마 보거나 핸드폰 게임하고 있는 걸 보고 있으면 과연 6천 원만큼의 일을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제가 보기에 그렇게 시급이 너무 적어서 인생이 힘들다 싶으면, 남는 시간에 더 공부하고 더 노력하고 더 발전해서 더 많은 돈을 받고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빠를 것 같은데요…
나이가 들어서, 몸이 불편해서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라도 해야 하는 분들의 생활 임금은 보장해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뭐 최저임금이라는 두루뭉술한 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자영업자의 비용은 늘어나게 만드는 구조는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결국 비용 대비 효율을 중시하는 자영업자의 입장에선, 최저임금을 아예 안 지켜 버리든지, 사람을 아예 안 뽑아 버리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최저임금도 못 받는 근로자가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는 2016년 기준 약 1877만6000명, 이 가운데 약 342만명이 최저임금 수혜 대상(18.2%)이다. 비공식 통계이기는 하지만 이들 중 약 200만명가량이 최저임금 이하 임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면 수혜 대상 근로자의 58.47%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다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최저임금이 법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합의로 확정한 수준을 기업들이 적절히 이행하고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은 제도의 효과성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인데 현재 상태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수혜 대상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도 못 받는 상태라면 법은 있으나 마나 한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최저임금의 예외 없는 적용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최저임금 위반 사례가 많은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제도적 감시 수준이 낮아 비용이 크지 않기 때문이며, 다른 하나는 기업들의 복잡한 임금체계를 최저임금이 적절히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저임금 회피에 따르는 처벌 비용을 높이고, 최저임금 구성 항목을 단순화해야 한다. 최저임금 산입 항목을 통상임금과 일치시키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일이다.

[국민일보 시론/4월 11일] 최저임금 유감


베이징팬다 : 국회는 서로 어떻게 상대방을 깎아먹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또 한 번 당선될까를 고민할 시간에 사회 취약계층의 생활을 어떻게 하면 보장할까 라는 최저임금제의 본 취지를 고려해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을 내놓는 데 힘써야 할 것입니다. 일을 평생 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특히 자기 돈으로 일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자꾸 정치를 하니 효율도 모르고 실효성도 모르는 듯합니다. 답답합니다.


최저임금제가 아니라면 대안은

베이징팬다 : 임금인상이 아니라 실질적 저소득 근로자 가구 소득 보강이 더 나은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최저임금을 실시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이 근로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것이라면, 최저임금을 과도하게 높여서 노동시장을 왜곡하기보다 오히려 기초연금이나 근로장려세제 등을 보완하여 저소득 근로자의 소득을 사회 보장의 차원에서 보완해주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봅니다.

by 베이징팬다

layla.goes.far@gmail.com

행간읽기, 하나만 읽으면 안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시 구조조정의 시대. 당신의 직업관은 몇년도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