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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Jun 03. 2016

[LYAN]티맥스OS시연회 왜 슬픈예감은 틀린 적이..

[행간읽기] 2016. 6. 3. by LYAN

 “티맥스OS 시연회..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by LYAN   

1. 이슈 들어가기

LYAN: 두 달 전에 ‘TmaxOS’ 개발 및 시연회와 관련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두 세가지의 걱정과 함께, Windows라는 OS 독주 체제를 견제하겠다는 도전 정신에 만은 박수를 쳐주어야 한다는 내용이었지요. 물론 여러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훨씬 많지만 아직 시연회도, 정식 버전과 같은 실체도 직접 확인하지 못한 이상 억측과 비난은 지양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었습니다. 혹시나 지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URL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Brunch/20160413] 티맥스소프트의 OS 개발.. 설마 이번에도?!

 하지만, 누구의 노래 가사처럼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을까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응원 그리고 걱정 속에서 치러진 TmaxOS 시연회는 시작 10분만에 PC가 다운이 되는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2009년도의 흑역사를 재현하는 듯한 모습에 너무 많은 실망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번 행간읽기에서는 지난 기사의 후속으로, 또 한 번의 개망신을 당한 TmaxOS의 시연회 내용과 함께 오는 10월에 출시 예정인 TmaxOS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2. 이슈 디테일

티맥스소프트의 패기

 2016년 4월 20일. 티맥스가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OS)라며 ‘티맥스OS’를 공개했다. 2009년 티맥스윈도우의 처참한 실패 후 7년만의 OS 시장 재도전이다. 티맥스는 정식버전을 10월에 출시한다. 이어 전세계 OS 시장의 50%를 차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학래 티맥스오에스 대표는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OS 밑바닥 기술부터 하나하나 제대로 설계했다”며 “티맥스OS가 성공한다면 미들웨어와 데이터베이스, OS까지 핵심 원천기술을 모두 확보했다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연말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를 발표하기 위해 연구개발중”이라며 “OS와 클라우드 기반으로 미래 4차산업 혁명이란 지능정보 사회에서 국내외 시장을 선도하도록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ZDNet/20160420] 티맥스 OS 재도전, 이번엔 성공할까


시작 10분만에 중단된 TmaxOS 시연회

 티맥스소프트의 PC용 운영체제(OS) ‘티맥스OS’가 소비자를 대상 시연 도중 오작동으로 중단됐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회사 관계자가 티맥스OS의 이메일, 인터넷 브라우징 등 주요 기능을 설명하던 와중, 오후 2시50분께 티맥스OS 시연 프레젠테이션 화면이 갑자기 암전되면서 ‘에이수스(ASUS)’ 마크가 떴다. 시연 PC가 돌연 재부팅된 것으로 보인다.

 티맥스 관계자는 “컨솔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고 이후 행사는 20여분간 중단됐다. 3시12분께 또다른 발표자가 올라오면서 행사는 재개됐으나 시연이 아닌OS 플랫폼 관련 발표가 이뤄지고 있는 중이다.

[이데일리/20160420] 티맥스OS, 시연 돌연 중단...PC 재부팅


단순 시연 및 녹화 동영상으로 시연논란

 티맥스 오피스 소프트웨어의 시연은 시간 부족을 이유로 사전 녹화된 '동영상'으로 진행돼 빈축을 샀습니다. 티맥스 오피스의 실체를 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녹화된 영상으로 시연을 연출 중인 티맥스 오피스 [티맥스OS 사진자료]

 제품의 구조나 디자인 역시 MS 오피스와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실제 시연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유튜브에 접속해 영상을 감상하고,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고, 지렁이가 등장하는 웹 기반 게임을 띄워보는 단순 동작이 전부였습니다. 브라우저 투게이트의 시연도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게시하는 단순 시연만 진행됐습니다.

[연합뉴스/20160420] '티맥스OS' 미스터리…시연 10분 만에 다운


그 외의 근거 없는 자신감과 주장

 박대연 티맥스OS CTO의 기조연설도 놀라운 발언의 연속이었습니다.

 박대연 CTO는 "OS 부문만 소프트웨어 표준이 없다. MS가 표준 진영으로 올 까닭이 없다. 그래서 티맥스OS를 만들었고 그들(MS)을 표준화로 이끌겠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MS 오피스의 개발코드는 3천만 라인인데, 티맥스 오피스는 3백만 라인만으로 100% 호환성을 실현했다"며 기술적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특히 "티맥스OS는 백신 프로그램이 필요 없다. 해킹되지 않는다. 오는 9월에 해킹 대회도 하겠다. 상금은 1억 원을 걸겠다"며 티맥스OS의 보안 우수성을 강조했습니다. 하드웨어 업체와 협력해 내년 하반기에는 티맥스 스마트폰이 출시되기를 기대한다고도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파격적인 주장들을 뒷받침할 근거는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앞으로도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연합뉴스/20160420] '티맥스OS' 미스터리…시연 10분 만에 다운


TmaxOS는 오픈소스를 활용했음을 밝혀야..

 티맥스의 행보는 도전정신 면에서는 아름답고 박수를 쳐줄 일이지만, 그 과정이 정말 도덕적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표적인 것이 오픈소스를 활용여부다. 박대연 티맥스소프트 회장은 “티맥스OS는 오픈소스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기자들이 추측기사를 쓴다”고 나무랐다.

티맥스OS에서 와인의 앱 아이콘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티맥스OS가 오픈소스와 관련이 있다는 증거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부팅 화면에 FreeBSD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터미널 명령어도 FreeBSD와 똑같다고 한다. 윈도 애플리케이션을 돌리기 위한 에뮬레이터로는 오픈소스 ‘와인’이 사용된 것이 의심된다. 와인에서 사용하는 앱 아이콘이 티맥스OS 안에서 자주 등장한다. 티맥스OS 개발에 참여한 일부 티맥스 직원들은 비실명 게시판에서 오픈소스 사용을 고백하기도 했다. 박 회장이 실제로 오픈소스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면, 그것은 자신의 직원들에게 속고 있다는 의미다.

*추가 사항

기사가 나가고 티맥스소프트 측에서 오픈소스 사용에 대한 해명을 해왔습니다. 티맥스OS 발표회에서 박대연 회장이 “오픈소스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것은 OS의 그래픽 부분에 한정된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오픈소스를 사용하기는 했고, 어떤 오픈소스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했는지는 제품을 정식으로 출시할 때 공개하겠다고 합니다.

[동아사이언스/20160421] 티맥스, 도전정신보다 도덕성이 먼저


티맥스소프트 기업의 도덕성 문제

 티맥스OS 발표회를 개최한 회사는 티맥스소프트가 아니라, 티맥스오에스라는 회사다. 티맥스오에스는 티맥스소프트와는 아무런 지분관계가 없는 회사다. 박대연 회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설립된 지 4개월만에 티맥스OS를 발표했다.

 티맥스OS를 실제 몇 년간 개발한 회사는 티맥스데이터라는 회사다. 이 회사 역시 티맥스소프트와 아무런 지분관계가 없는 회사로, 박대연 회장이 개인적으로 설립한 회사다. 즉 티맥스소프트-티맥스데이터-티맥스오에스는 서로 지분 관계가 없다. 대주주가 박대연 회장이라는 공통점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세 회사는 마치 한 회사처럼 움직이고 있다.

 티맥스데이터가 개발한 OS를 티맥스오에스라는 회사가 소유하게 됐다. 앞으로 수익을 내도 티맥스오에스가 가져간다. 물론 회사 측은 티맥스오에스가 금전적인 대가를 지불하고 티맥스데이터로부터 저작권을 구매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티맥스데이터는 왜 지금까지 그렇게 열심히 OS를 개발해 왔던 것인가. 발표 직전에 남에게 주기 위해서?

 장부에 돈이 오갔지만, 실제로는 티맥스소프트의 지적재산을 티맥스데이터라는 회사에 거의 공짜로, 또는 아주 저렴하게 넘긴 것이나 다름없다.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은 공개돼 있지 않지만, 도덕성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7년전 OS를 개발했던 티맥스코어라는 회사도 역시 티맥스소프트와 지분관계 없는 회사였다. 티맥스코어는 삼성SDS에 매각됐는데, 매각 대금을 박대연 회장과 일부 직원 주주들이 받았음은 당연하다.

[동아사이언스/20160421] 티맥스, 도전정신보다 도덕성이 먼저


TmaxOS 시연회의 다운이 작은 헤프닝이라고?

 "지난 4월 베타버전 시연회 중 일시 다운되는 등 작은 해프닝이 있었지만 오는 10월 출시 계획에 맞춰 순조롭게 테스트를 진행 중이니 기대해도 좋습니다."

 그는 자율적인 SW 개발과 업무스타일로 인해 연초 150명 수준인 연구인력이 최근 200명으로 늘고, 심지어 대기업으로 이직한 연구인력까지 복귀하고 있다며 국산 OS인 '티맥스오에스'의 성공을 자신했다.

[디지털타임스/20160601] "10월 호환성 높인 국산OS 출시… MS 윈도OS 독점에 제동 걸겠다"


TmaxOS 시연회에 대한 아쉬움

 행사 후기까지 좋았다면 금상첨화였다. 아쉽게도 후평은 그렇지 못했다. 특히 많은 개발자가 부정적 평가를 게시판에 올렸다.

 개발진은 오픈소스 사용 여부를 진솔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마치 오픈소스를 사용하면서도 그 사실을 숨기는 인상이 강했다. 이해도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 개발했다는 기조를 퇴색시키기 싫었을 것이다. 티맥스는 오픈소스와 협업하면서 성장하겠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발표가 끝나기도 전에 개발자들로 하여금 행사장을 나서게 만들었다.

 다른 숙제는 신뢰 회복이다. 지난 2009년에 공개한 `티맥스 윈도9`을 기억한다. 최악의 SW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이후 이렇다 할 개발 소식이 없던 차에 티맥스가 느닷없이 새로운 OS를 내놓았다. 참석자 시야에 2009년의 발표장이 오버랩되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들의 선입견을 떨쳐내는 게 시급했다.

 `그때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다시금 꿈을 품고 새로운 OS를 개발했다`고, 그리고 `함께 우리의 OS를 키워 가고 싶다`고. 티맥스는 이 얘기도 했어야 했다.

[전자신문/20160425] 티맥스OS에 필요한 것은


TmaxOS에 대한 우려와 기대

 1)우려

 SW업체 한 관계자는 "정책으로 연명하고 있는 한컴오피스처럼 티맥스소프트 역시 데이터베이스(DB)프로그램과 미들웨어(통신 소프트웨어)의 관공서 공급으로 연명하고 있는데, 여기에 OS를 더해서 납품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라며 "글로벌시장이나 B2C 쪽으로는 MS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외산을 넘어 국산 OS가 자리잡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점유율 95%를 넘나드는 MS를 꺾기에는 안정성 문제 등 경쟁력이 부족해보인다"고 평가했다.


 2)기대

 학계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OS 시장의 패러다임이 오픈소스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OS 패키지 판매라기보다 공공시장을 노린 동시에 티맥스소프트의 플랫폼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병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원은 "결과적으로 B2C보다는 공공기관에 판매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것으로 보이며 이는 윈도와의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용도"라고 분석했다.

 [뉴스1/20160420] 토종 '티맥스OS' 등장에 업계 "우려반 기대반"


TmaxOS 개발 및 출시 일정

 티맥스 관계자는 “오는 7월부터 일반 사용자가 웹사이트에서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 시범 서비스를 할 것”이라며 “이후 피드백을 바탕으로 기능을 보완해 올 10월 정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뉴스/20160420] 티맥스, ‘OS 국산화’ 본격 시동…MS에 '독한' 도전장 내다


3. 필진 코멘트

LYAN: 2009년도 TmaxDay에 이어서 이번 TmaxOS 시연회까지도 제대로 말아먹었습니다. ‘한번 더 믿어보자, 기회를 주자’라고 생각했던 많은 엔지니어들과 소비자들은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에게서 느끼는 것과 비슷한 배신감을 느꼈으리라 생각됩니다. 유튜브를 통해서 전세계로 중계라도 안했으면 국제적인 망신은 좀 덜 했었을 텐데요. 실은 직접 중계방송을 본 입장에서는 은근히 ‘아듀 2009’를 기대하고 있었었는데, 현실로 다가오니깐 개그콘서트보다 재밌긴 했습니다. 피식피식 웃음이 나올 정도로….
 저 또한, 지난 기사에서처럼 우려가 되지만 작은 희망이라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여러 번 비추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순수한 마음과 열정으로 느껴지지 않고 정부의 눈먼 예산을 먹튀하려는 심보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먹이사슬과 같은 티맥스 자회사의 지배구조까지 알게 된 이상, 이렇게 무리하면서까지 TmaxOS라는 것을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시장에 노출하고, 티맥스소프트의 기업 이미지 광고까지 기사라는 형식을 빌려 찍어내는 것을 보니 눈먼 돈냄새가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간단한 예로, 시연회 바로 전날 비상장 기업인 티맥스소프트의 주식은 14.47%가 급등하여 5주 최고가로 장을 마감하였습니다.
 이젠, 조용히 10월에 시판될 TmaxOS를 보고 이 기사의 최종편을 적을까 합니다. 기억의 뒤안길에 있는 바다, 타이젠 과 같은 OS 테크트리를 타게 될 것인지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기업 이미지광고는 뉴스의 배너광고나 지면광고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의 기사들은 copy&paste를 한 것은 기본이고, 기업의 이미지광고를 위한 위장기사입니다. 뉴스의 기본적인 사회적 기능인 정보전달, 사회현상의 비판 등과 같은 부분은 배제되어 있는데 이를 과연 가치있는 기사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본인의 이름을 걸고 쓰는 기자라면, 구독자는 기사를 읽는 소중한 시간을 기업 이미지광고를 걸러내는데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숙지하고, 맛있게 먹은 점심밥 값 좀 하면 좋겠습니다. 구독자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세요. 예의를.


by LYAN

psykie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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