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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간읽기 Jun 10. 2016

[리앤] 중고책을 찾는 사람들

[행간읽기] 2016. 6. 10. by 리앤

 “중고책을 찾는 사람들” by 리앤


1. 이슈 들어가기

리앤: 주말에 파주 출판 단지를 다녀왔습니다. 널찍한 북 카페에 사람들이 정말 많더군요. 평소 회사 생활에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잘 읽지 못하는 저에게는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가 하는 약간의 신선한 충격이 있었습니다. 동시에 책을 사는 시대에서 빌려 읽는 시대, 책도 경험으로 소비하는 시대가 되어 가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중고책 시장이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다 합니다. 온라인 서점 업계의 강자, yes24가 강남역에 오프라인 중고 서점을 오픈 하기도 하였는데요, 중고책 시장의 성장과 이를 둘러싼 긍정적, 부정적 시선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2. 이슈 디테일

1) 중고책 시장의 성장

중고책 시장은 경쟁이 뜨겁지만 시장 규모에 대한 통계는 없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2014년 말 도서정가제 시행 후 중고책 시장이 급성장했다고 추정되지만 주요 사업자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알라딘은 ‘영업기밀’을 이유로 관련 항목의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고책 시장에 일찍 뛰어든 알라딘의 전체 매출은 2013, 2014년 모두 17% 넘게 성장했다. 다른 인터넷 서점의 매출이 정체된 것과 비교해 월등한 실적이다.

[3월 21일자/동아일보] “새 책 같은 책 나도는데, 누가 새 책 살까”


업계 1위인 예스24는 이달 1일 서울 강남역 인근 롯데시네마 건물에 첫 번째 오프라인 매장인 중고서점을 열었다. 830㎡ 규모의 매장에서 8만여권의 중고 도서와 중고 DVD·음반 등을 판매한다. 김기호 예스24 대표는 “중고책을 직접 보고 사길 원하는 고객 수요가 있어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예스24 관계자는 “작년 4월 다 읽은 책을 되파는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누적 이용 건수가 12만 건에 달하고 4만여명의 회원이 100만권을 되팔았다”며 “이 중 하루 평균 2000여권의 중고도서가 새 독자를 찾아간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국내 중고책 시장 규모를 1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성장이 정체된 기존 출판 시장과 달리 중고책 관련 비즈니스는 10% 안팎의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신흥 시장’이라는 매력이 있다.

[4월 12일자/조선일보] 온라인 서점 '빅4' 사업확장에 전성기 맞은 중고책 시장


2) 왜 중고책인가? - 중고책 시장의 성장배경

리앤: 중고책 시장의 성장 배경으로는 경기 불황, 도서 정가제 시행에 따른 할인율 제한, 전자책 사업의 부진, 중고책 매매의 편리성 증대로 정리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고책 시장이 커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 경기 불황을 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서적 구입비는 지난해 1만6623원으로 전년 대비 8.4% 떨어졌다. 10년 전인 2005년(2만1087원)에 비하면 21.2% 하락한 수치다. 박익순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장은 “책은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을 때 지출을 줄이는 대표적인 품목 가운데 하나”라며 “적은 돈으로 많은 책을 사려는 ‘합리적 소비’ 경향이 강해지면서 값싼 중고책으로 수요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5월 2일자/한국경제] 대형서점 중고책 판매 불꽃경쟁, 소비자 '방긋'…출판계는 '울상'


2014년 11월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출간된 지 18개월이 지난 구간에 대한 대폭 할인 판매가 금지된 것도 중고책 시장 성장을 가속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소비자들이 구간을 정가의 40~50% 수준으로 싸게 살 수 없게 되자 중고 시장을 주목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조성익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책의 실제 판매가가 베스트셀러는 16.2%, 스테디셀러는 40% 이상 오른 것으로 추산된다”며 “가격이 오르면서 대체재인 중고책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5월 2일자/한국경제] 대형서점 중고책 판매 불꽃경쟁, 소비자 '방긋'…출판계는 '울상'


일각에서는 인터넷 서점이 이처럼 중고책 사업에 사활을 거는 이유로 ‘전자책 사업의 예상외 부진’을 꼽는다.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들이 전자책이 불황을 타진할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보고 전자책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섰지만 아직까지도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략)

전자책 시장 규모가 매년 조금씩 커지고 있지만 전체 도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2~3%에 불과하다.인터넷 서점들이 전자책 사업 초기에 엄청나게 투자한 것에 비해 수익이 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전자책 시장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며 “시장 확대에 생각만큼 속도가 붙지 않고 있어 오히려 다른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 중고 서점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3월 8일자/한경BUSINESS] 도서정가제 후폭풍…‘귀한 몸’된 중고책 시장


중고책을 사고 파는 서비스가 점점 편리해지는 것도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앱이나 온라인서점 사이트에서 팔 책을 치면 바로 구입가가 뜨고 직접 서점이 책을 수거해가기 때문에 안방에 앉아서 중고책을 쉽게 팔 수 있다. 한편으론 실물을 보고 바로 사고 팔 수 있는 매장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는 점도 시장을 키우는데 한몫하고 있다. 이렇게 중고책 판매종수가 다양해지다보니 선택의 폭이 넓어진 고객들의 관심도 늘 수 밖에 없다

[4월 25일자/헤럴드경제] [중고책 시장 과열①] 왜 서점들은 중고책에 빠졌나?


3) 중고책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들

리앤: 소비자 입장에서 중고이지만 좋은 상태의 책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온라인 서점도 중고책 시장을 기회의 땅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중고책을 매입, 판매하고 있지요. 그러나 기존 오프라인 서점 및 출판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① 소비자, "읽지 않는 책 판매... 싼 가격에 신간 구매하니 좋아"

소비자들은 대형 서점의 중고책 사업 강화를 반기고 있다. 구간뿐 아니라 출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책도 살 기회가 많아져서다. 배두환 씨(33)는 “중고책은 가격이 새 책의 절반 수준인데 상태는 새 책과 다름없이 좋을 때가 많다”며 “새 책을 사기 전에 중고책이 있는지 확인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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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온라인 서점, "기회의 땅"

한 출판사 대표는 “서점 진출은 온라인서점들의 숙원 사업이었다”며 “온라인서점들이 중고서점을 통해 서점 진출의 뜻을 이룬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온라인서점들의 중고서점은 점점 더 일반 서점과 비슷한 공간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점이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온라인서점들은 그동안 서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중고서점이라는 틈을 발견한 것이다. 중고서점은 서점이 아니라 고물상으로 등록되기 때문이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가 중고서점을 “사실상의 우회 상장”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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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오프라인 서점, “밥그릇 뺏겨..”

기존 오프라인 서점은 온라인 서점들의 중고책 시장 진출이 달갑지 않다. 독서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그나마 신간 서적을 사던 소비자까지 중고서점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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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출판사, "도서 정가제 회피… 장기적으로 중고책 시장이 전체 도서 시장을 붕괴 시킬 것"

중고서점은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발생한 가격 불만을 파고든다. 중고서점은 1만5000원짜리 신간을 7000원이나 8000원에 구매한 뒤 1만원에 되팔고 있다. 중고서점들이 새책이나 다름없는 책들은 정가보다 30∼40% 낮은 가격에 공급한다면 도서정가제는 사실상 무력화되고 만다. 실제로 알라딘이나 예스24 중고서점들에서는 출간된 지 1년 이내의 책들을 따로 모아 눈에 띄는 자리에 배치하고 있다. 중고서점들이 할인 판매의 창구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국내 단행본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는 조만간 온라인서점의 중고서점에 대한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중고책을 ‘출간된 지 1년이 지난 책’ 등으로 정의해 중고서점이 신간을 유통하는 것은 반드시 규제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도서관에도 1년이 안 된 책들은 납품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신간이 팔려야 출판사들이 계속 새로운 책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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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책 시장의 확대가 장기적으로는 출판시장 전체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장동석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편집주간은 “새 책과 비슷한 상태의 중고 서적들이 대형 서점들을 통해 낮은 가격으로 유통되면서 책 자체의 가치가 중고서적 기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며 “결국에는 신간이든 중고 책이든 시중에서 유통되는 모든 ‘책은 비싸다’는 인식만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주간은 “중고서점들이 단기적으로는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는 있지만, 출판사들이 처음부터 신간을 2000권도 찍지 않아 중고책으로 나올 수 있는 물량 자체가 적어져 장기적으로는 출판 시장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4월 12일자/조선일보] 온라인 서점 '빅4' 사업확장에 전성기 맞은 중고책 시장


출판업계는 새 책을 팔아야 할 대형 서점들이 중고책 사업을 확대하는 데 대해 “출판시장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출판사 대표는 “중고책이 많이 팔리면 새 책이 적게 팔릴 뿐 아니라 콘텐츠의 2차, 3차 유통에 따른 저작권료 추가 수입도 없다”며 “출판사뿐 아니라 저자의 인세 수입도 떨어뜨려 제작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일우 창비 대표도 “중고책의 대량 거래는 출판업계의 성장동력을 갉아먹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5월 2일자/한국경제] 대형서점 중고책 판매 불꽃경쟁, 소비자 '방긋'…출판계는 '울상'


3. 필진 코멘트

리앤:  컨텐츠 소비자로서 싸게 책을 사고, 또 되팔 수 있는 중고책 시장이 그저 긍정적인 기능 만을 한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실제 컨텐츠 생산-도서 제작-유통-판매-도서 추가 제작의 사이클 상에서 어찌 보면 적극적인 중고책의 유통과 판매가 도서 제작의 수요를 낮추고, 컨텐츠 생산의 동기도 저하 시키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저는 시장의 자정 기능을 믿는 편인데, 도서 정가제라는 일종의 규제가 중고 책 시장을 필요 이상으로 과열 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여전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당장은 이득이 많지만 중고책 시장이 도서 정가제를 회피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된다면 출판 생태계에 분명 타격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by 리앤

yum.haew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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