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 치료기 251103

by 서한겸

아침 체중 56.5


어제 남편이 크게 다쳤다. 나도 충격을 받았다.

그래도 해야 할 대처는 나름 다 했다.

남편의 이가 깨졌는데 남편은 이 조각을 챙길 생각은 못했는데 내가 챙겨줘서 붙일 수 있었다고 고맙다고 했다. 내가 아무리 충격을 받았다 해도 사고 당한 당사자가 더 정신이 없었겠지.

게다가 나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남편의 잘린 손가락이 옷주머니에 들어있는 줄 모르고 (누군가 넣어줬다) 손을 그냥 봉합해버리고 나중에야 손가락을 발견하는 장면을 매우 자주 떠올렸기에, 치아 정도는 챙길 수 있었던 듯하다.

손가락이었다면 경악에 경악, 전혀 챙길 정신이 남지 않을 것 같지만.. 오.. 다리에 힘이 풀려 서 있지도

못할 것만 같은데

상상으로 괴로워하기 금지.


눈을 감으면 사고 순간이 떠올라 끙끙 앓다가 겨우 잠들었는데 새벽 2시 반 경 확 잠이 깨면서 가슴통증이 시작됐다. 공황 증상이었다.


물을 마시고 거실을 서성이며 사고 장면에 시달리다가 다시 잤다. 잠들기 직전까지 끙끙거렸다.


아침에 깨보니 양쪽 쇄골이 부러진 듯 아팠다. 어제 나도 다쳤나 싶을 정도였다. 나는 물리적 충격은 전혀 없었다.

나는 신체화증상이 그냥 정신적 충격과 동시화된 듯하다. 오늘도 사고 장면에 대해 잠깐만 생각해도 목이 부었다.


남편은 병원 가서 드레싱 받고 출근했다. 꼭 할 일이 있다고 했다. 이럴 때 내가 잘 벌었으면 한 달쯤

쉬게 하고 싶은데 안타깝다.


나는 집청소를 했다. 아주 대대적으로 했다.

죽도 끓였다.


내일은 사고 장면이 덜 떠올랐으면 좋겠다.

오늘은 우울도 불안도 없었다. 무섭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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