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일주일 늦게 끝났다. 양가 다 다녀오니 마음이 후련하다. 너무 자주 안 가서 죄송하기도 하다.
양가 모두, 자식들 겨우 내보내고 변두리 구축 아파트로 이사, 최저비용으로 리모델링을 하고 사시는 중이다. 취미는 다이소 쇼핑. 그때그때 겨우 사들인, 마음에 안 드는 살림살이 속에서 살다 가실까 결국. 누구나 맘에 쏙 들게 해 놓고 살지는 못하는 걸까?
음식을 해주시기 힘들어 보인다. 라면에 김밥이나 사다 먹었으면 싶다. 햄버거나. 그게 마음도 훨씬 편하다. 아무도 안 힘들고. 하지만 모든 끼니 가득가득 차려주시고 가득 먹고 왔다. 배부른 투정일까.
집에 돌아와서는 또 주기적으로 닥치는 집 정리 충동에 휩싸여서 쉴 새 없이 움직였다. 피곤한데, 내일 중요한 날인데, 그래서 쉬어야 하는데도 이러는 건 정말 병이다.
그래도 애써 10분 명상을 했다. 날 위해 10분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게 감사하다. 졸리고 피곤해서 잠들어 버리지 않을 만큼 체력이 있는 채로 10분을 눈 감고 앉아있을 수 있는 여유가. 이제 집도 덜 추우니 적극적으로 요가를 하면서 명상을 해 보자.
사실 오늘 또 깊은 후회와 열등감에 시달렸지만 그래도 애써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감사할 일만 생각하자. '죽고 싶음'에서 꽤 멀어진 것 같다. 아직 안심할 수 없지만. '죽고 싶음'에 30년 넘게 시달린 건 통탄할 만한 일이나, 그래도 나아졌다니 다행이다. 오직 감사에 방점을 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