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 후에 불안장애 약을 챙겨 먹었고, 비타민, 빈혈약, 유산균도 먹었다. 물도 충분히 마셨다. 그리고 한 시간 정도 걸어 도서관에 갔다. 꽃이 많이 폈다.
저번주보다 더 졸렸다. 아주 졸리고 나른하고 약간 체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흉곽이 꺼지는 느낌. 숨도 잘 쉬어지지 않을 듯 몸통에 힘이 빠졌다. 약 먹다 이상 있으면 전화하라고 간호사에게 안내를 받았었으나 병원에 또 가기가 너무 힘들 것 같고 약 바꾼 지 2일 차니 조금만 더 먹어 볼까 싶어 그만두었다.
졸린 중에도 책을 꽤 읽었다. 생산적인 일에 집중하기는 어려워 글은 쓰지 못했다. 의사도 쉬라고 했으니 그냥 부작용(졸림)을 받아들이고 푹 자버릴까 싶기도.
부정적인 사고는 확실히 많이 줄었고 어떤 말을 듣고 '그래? 그러면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진취적인 생각마저 (1번) 들었다. 전에 잘 없던 일이다.
하루 종일 식욕이 적어 점심은 겨우 작은 빵 하나를 먹었다. 그래서인지 오후 3시쯤 산책할 때에 갑자기 힘이 들어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하나와 음료 한 캔을 먹었다. 먹고 싶은 게 없어 겨우 골랐다. 전에 없던 일이다. 늘 먹고 싶은 게 많고 특히 편의점 음식 같은 자극적인 맛은 언제나 당겼었는데. 그러고도 몸이 떨릴 듯 힘이 들어 작은 마들렌 3개를 더 먹고 1시간 정도 더 걸었다. 벚꽃구경이었다. 개나리도 무척 많이 피어서 전구를 켠 듯했다. 하지만 전에는 개나리 다음에 벚꽃이 피는 순서였던 기억이라서 벚꽃이 일찍 핀 것이 온난화 때문인지 못내 두려웠다.
저녁으로 떡볶이 김밥 등을 먹고 가족이 단백질을 더 먹어야 한다고 권해서 돈가스도 몇 조각 먹었다. 식욕이 적었다.
전체적으로 적게 먹으니 요가가 더 잘 됐다. 전굴이 특히 잘 됐고 비틀기도 전보다 훨씬 잘 됐다. 그리고 머리서기도 너무 수월하게 벽 없이 혼자 잘 섰다. 머리서기 자세에서 하프 밴드(ㄱ자 모양으로 고관절 쪽에서 접기), 그리고 우트플루티히(양반다리 또는 가부좌?로 앉은 자세에서 양 팔로 몸 전체를 드는 것)가 아주 잘 됐다. 전체적으로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평생 과식해 온 게 맞긴 하다.
남들은 이렇게 '생각에 덜 시달리는 상태'로, '식욕에도 덜 시달리면서' 지내는 걸까? 이게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없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상태일까? 그렇다면 내가 평생 (한 7세 때부터) 잃은 것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길게 하지 않으려 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