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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한겸 Apr 13. 2023

불안장애 치료기 230413

인데놀 자나팜 스타브론 2배로 증량한 지 2일 차.


오늘도 신체 정신적으로 힘든 노동을 하였다.

점심에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었다. 과식. 아침과 저녁은 국수 돈가스 조금 등을 양배추와 함께 먹었다. 

그러나 커피, 아주 단 음료(토피넛 라떼 2잔) 초코쿠키 작은 것 4개 사탕 2개를 먹는 등 '이건 뭔가로 보상해야만 해'라는 마음으로 고칼로리 당분을 있는 대로 섭취했다. 


어제 오른쪽 손목을 다쳐 지금까지 무척 아프다.


약을 먹기 시작한 지 4주 차가 되었다. 1, 2주에는 졸림과 나른함이 심했고 최근 며칠 동안에는 힘든 일이 있어 몸도 아프고 해서 최근 한 달간 요가를 여러 번 빠졌다. 주에 2번뿐인데... 요가가 가장 좋은 시간이어서 오늘은 손목이 많이 아픈데도 그냥 갔다. 아쉬탕가 요가 중 차투랑가(?)라는 자세를 아주 많이 하는데 플랭크 비슷하게 손목에 하중이 가기 때문에 걱정했다. 하지만 걱정했던 것보다는 괜찮았다. 역시 요가를 하니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았다.


1, 2주 푸록틴캡슐과 트라린을 먹을 때 식욕이 줄어 정상적이었다. 못 먹는 게 아니라 딱 배부를 정도만 먹었다. (10년 전 웰부트린을 먹었을 때는 제대로 식사를 못할 정도로 식욕이 너무 많이 줄었었다.) 그래서 좋았고 '정상적인 상태'로 느껴졌었고 평소보다 몸도 가벼워 요가 수련할 때 잘 되는 느낌이었는데. 스타브론으로 바꾼 뒤에는 힘든 일과 겹쳐서 그런지 식욕이 전이랑 비슷하게 과도하다. 그래서 많이 먹었더니 요가할 때 전굴 자세에서 숨이 막히고 비틀기 할 때 뱃살(배)도 걸리적거렸다. 그리고 가슴뼈라고 해야 하나 흉곽쪽 뼈가 엄청 날카롭게 찌르듯 아팠다. (자정 즈음에는 심장을 두꺼운 바늘로 콱 찌르듯이 가슴이 아팠다. 커피를 마셔서일지도 모르겠다. 커피 마셔도 되는 건지 물어봐야겠다... 의사에게 다 물어봐야 하나? 의존적인 마음이 생기네)

수업 마치고 요가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최근 한 달 정도 요가 수련에 집중을 못하는 것 같다, 전에는 딱 집중하는 게 보였었다는 말을 들었다. 약 때문인가? 


약 때문인가?라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 하지만 약도 약이지만 생활에 다른 요소도 너무 많기 때문에 (주변 상황 등) 치료나 약의 선택에도 참 고려할 바가 많다 싶다. 확실한 건 약을 먹으면서 나 자신, 나의 판단력, 주의력 등에 대해 자신감이 떨어진다. '약을 먹어서 불안정한데...'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중요한 일을 하거나 남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요가를 할 때도 더 집중이 안 되고 균형을 잡기도 어려운 느낌이다. (이건 그냥 체력과 집중력의 저하인지도 모르겠다) 


전에 다이빙 같이 했던 분이 풀장에 가자고 연락이 왔다. 깊은 물에 들어가도 될까... 몸상태에 몸 컨트롤에 영향을 주는 약인 걸까? 이것도 물어봐야겠다. 다이빙은 무척 좋아했고 지금도 늘 좋아한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사실. 그런 데 비해 너무 몇 번 못 해봐서 잘못 살아왔다 싶을 정도다.


오늘 우울하거나 힘든 느낌은 적었다. 하지만 식욕도 좀 줄었으면 좋겠다. 살을 빼려고가 아니라 나의 식욕은 늘 과도하기 때문이다. 나랑 하루 이틀 정도 보내는 사람은 대체로 내가 생각보다 많이 먹는다고 놀란다. 그리고 자극적이고 몸에 안 좋은 음식을 좋아한다고 걱정한다. 그리고 나는 음식들을 꼭 필요해서, 맛있어서, 먹고 싶어서 먹을 때보다도 쫓기듯이, 스트레스 때문에 먹을 때가 굉장히 많다. 이 이야기를 의사와 해 봐야겠다.


집중해서 글 쓰고 싶은데 1시간도 집중할 틈이 안 난다. '더욱 독하게 해내야지!'하고 스스로를 다그쳐 보지만 지쳐 나가떨어질 뿐이다. 그렇게 못해낸다 내 몸과 마음이.

곧 책이 나온다는 생각에 가슴이 찌르르할 정도로 뜨겁게 긴장되었다가 앞의 두 책의 실패(절판되고 파쇄되었다...)가 떠올라 차갑게 식기도 하는 등 담금질되는 기분이다. 담금질되면 강해지는 물질도 있는데 내 마음은 그렇진 않은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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