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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한겸 May 02. 2023

불안장애 치료기 230502

꿈이 이상해졌달까. 2~3년 동안 꿈이 완전히 바뀌었다가 요즘 다시 복귀하고 있다.

주된 내용: 날아다니기(훨훨 날기/ 저 중력 둥실 떠다니기), 좁은 곳 통과하며 고통스러워하기(진짜 너무 힘들다), 벌레 나오기, 옛날에 좋아했지만 멀어져서 아쉬워하는 인물들 나오기...


옛날에 무척 좋아했지만 영영 멀어져서 아쉬워했던 친구가 꿈에 나왔다. 아쉬워... 20대 중반부터 이런 꿈을 많이 꾼다. 놓친 기회, 인생이 달라질 수 있었던 선택 등이 후회로 남나 보다. 내가 고른 것들도 모두 꽝인 것만은 아닐 텐데.

어제 한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무척 상처받아서 이런 꿈을 꾼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내가 무척 부러워하는 일을 하고 있는 친구가 나한테 하소연을 해서... 물론 서로 모든 상황이 다르지만 '넌 그걸 가졌는데도 그렇게 힘들다고, 하필 그게 없어서 매일 슬퍼하는 나에게 그런 말을 한다고?' 친구가 무척 힘든 건 알지만 적어도 그 얘기만큼은 나에게는 하지 않아 주었으면... 밉고 괴로웠다. 


숨 안 쉬어짐. 공황장애인가? 


많이 먹음. PMS인가?


많이 잠. 쓰레기인가?


버리는 천(오래되어서 버리는 옷)을 가지고 바느질을 조금 했다. 우리 엄마는 자수 공예를 하던 사람이었다. 나도 어릴 때부터 바느질을 좋아했는데 엄마는 혹여나 내가 바느질로 먹고살까 봐 절대 못하게 했다. 그냥 어릴 때부터 배워서 그쪽으로 나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엄마는 엄마 자신을 안 좋아해서 엄마가 나에게 가르쳐줄 수 있었을 것들조차 가르쳐주지 않았다. 좋았을 수도 있는데. 


유튜브나 인스타를 봐도 좋고 긍정적인 것을 보면 기분이 나쁘다. 내가 못난 것 같고? 글쎄? 기분 좋은 느낌이 견디기 힘들다고 해야 하나? 그것이 알고싶다나 사건 다룬 영상 보면 마음이 오히려 편하다. 우울하거나 불안한 내 마음과 잘 공명되어서 그런 걸까? 이 얘기를 해봐야겠다. 


내 마음의 병이 무척 깊으며 나는 많이 슬프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까? 그 상처 때문에 생긴 성격과 성향으로 정말 많은 것들이 줄줄이 어그러졌기 때문에 딱 어린 시절만 상처인 것도 아니라서. 


내 인생 망했나? 아직 안 죽었으니까 좀 더 두고 봐야 하나...

자살의 실행은 두렵지만... 그리고 후폭풍, 주변 사람들의 고통... 

가족을 꾸리면서 나는 절대 자살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 안 돼 ..............

안 돼... 나아질 거야. 이번에는 꼭 나아질 거야. 약도 먹고. 상담도 받고. 나아지고. 돈 벌 일도 찾을 거다. 찾을 거야. 글도 더 많이 쓰고. 


요즘 자주 운다. 더 많이 울고 싶은데 울고 나면 머리와 눈이 아프니까 참아서 조금만 우는데도 많이 운다. 


누가 안부를 물으면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어떻게 지내?

우울증 약 먹는데도 매일 죽고 싶어. 너는?

.........


이렇게 부담주기도 싫고 ... 다들 자기 삶 사느라고 최선을 다하고 또 바쁘고 힘들기도 하다는 거 아니까. 나를 어떻게 책임져 줄 수도 없고, 내 삶은 내가 바꾸지 않으면 이 우울을 벗어날 수 없을 거야. 그리고 나는... 내가 원하는 건 뭘까? 어떻게 해야 기분이 나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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