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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한겸 May 13. 2023

불안장애 치료기 230513

오늘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의 생일이다. 그 친구는 미국에서 박사 공부 중이고 지금은 학회로 독일에 가 있다고 한다. 숙소 같이 쓸 수 있으니 독일에 오라고 초대해 주었었는데 비행기 값도 부담스럽고 어딜 떠날 용기가 들지 않아(여행을 좋아하던 내가 돈 문제도 아니고 마음마저 이렇게 내키지 않게 될 줄이야 상상도 못 했다) 가지 않았다.


하여튼 카톡으로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생일 축하해 독일어로'라고 검색해서 독일어로도 보냈다. Alles Gute zum Geburtstag! (?) 어제까진 브레멘이었고 오늘 베를린으로 간다고 한다. 


나도 독일 유학을 해서 박사를 하고 철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철학과에 입학했었는데. 철학과는 적성에 맞지 않았고 방황하다가 그전부터 공부했던 일본어를 활용해 일본에 교환학생을 갔었다. 엔화가 쌌던 때라 마음 편히 다녀왔고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만났고 아주 행복한 기억이 많다. 외국 생활, 유학에는 지금도 아쉬움과 동경이 있다. 언젠가 기회가 있을까? 없다 해도 나의 하루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제일 잘 보내고 싶다.

(아니 난 일단 글을 쓰고 싶다... 쓰고 싶은 글이 있는데 이토록 진행을 못 하다니 참 무슨 일일까. 너무 부담스럽고 잘해내고 싶은 마음에 '그것만 빼고' 다른 일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꼴이다.)


친구가 잘하고 있기를, 마음 한편으로 부러워하면서 진심으로 바란다. 내 친구가 되어 주어서 고맙고 앞으로도 건강히 일 열심히 하며 친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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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목소리가 거의 나지 않고 목에서 피와 고름이 나왔다. 편도염이 심해진 모양이다. 눈도 많이 충혈되어서 아주 놀랐다. 남편도 목이 아파 아침 일찍 이비인후과에 갔다. 9시 진료 시작에 8시 20분경 갔는데 40등... 그래도 대기하다 보니 9시 초반대에 진료받을 수 있었다. 


빽다방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노브랜드에서 샐러드와 치킨텐더, 샐러드 소스 두 종류(깨, 홀스래디쉬) 콤비네이션 피자를 사서 집에 와서 점심으로 먹었다. 


빨래를 해서 널었다. 양이 많아서 힘들었지만 세탁기 돌리기, 널기, 걷기, 개서 정리하기는 꽤 좋아하는 활동이다. 건조기가 비싸고 자리도 많이 차지하기는 하지만 집안의 먼지가 적어진다고 해서 늘 미련이 남기는 하는데 아마 안 사지 싶다. 지금은 안방 발코니(세탁물 건조대 하나 펼치면 다 차는 정도 크기)에 빨래를 널고 거기에 제습기를 틀어서 빨래를 말린다. 거기에 아예 빨래 건조대가 설치되어 있기도 하다.


둘 다 낮잠을 자고 나서 일어나서 편의점에 가서 GS25에서 브레디크 소금버터식빵을 사 먹었다. 2000원. 짰지만 맛있었다. 두꺼운 식빵 먹어보고 싶었는데 식감이 괜찮았다. 


날씨가 더울랑 말랑해서 남편에게 '이 정도면 선선한 정도인가? 반팔 입을 정도인가?' 물었다. 그걸 시작으로 선선하다, 시원하다, 서늘하다 중에 어느 것이 가장 차가운지 이야기했다. 전문적이지도 정확하지도 않은 대화였지만 남편이 이런 대화를 받아주는 사람이라는 게 다행스러웠다. 


집에 와서 사전을 찾아본 결과 선선하다<시원하다<서늘하다... 순으로 더 추워진다.

선선하다: 시원한 느낌이 들 정도로 서늘하다.

시원하다: 덥거나 춥지 않고 알맞게 서늘하다.

서늘하다: 물체의 온도나 기온이 꽤 찬 느낌이 있다.

셋 다 '서늘하다'의 범주에 들어있다. 

(춥다: 대기의 온도가 낮다, 몸이 떨리고 움츠러들만큼 찬 느낌이 있다.)


아파트 산책을 하는데 아이들이 위험하게 노는 모습이 보여서 '하지 마라'고 했는데 완전히 무시당했다. 심하게 다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참지 못하고 아파트 게시판에 글을 썼는데 효과는 없겠지.


윗집 남자아이를 만나서 이야기를 좀 나눴다. 전에 그 엄마와 함께 인사한 적이 있다.

나: @@ 몇 살이야?

@@: 여섯 살

나: 아 그래 아줌마는 @@ 다섯 살이라고 생각했는데

@@: 옛날에는 어려서 다섯 살이었는데 이제 나이 먹어서 여섯 살 됐어요

나: 아...


나: @@ 무슨 색 좋아해?

@@: 저 검은색, 파란색. 옛날에는 빨간색 좋아했는데 여자색이라서 이제 안 돼요.

나: 그래? 파란색 엘사 드레스 색인데 남자도 빨간색 해도 돼.

@@: 엘사? 가 뭐지?

나: 아... 너무 옛날 건가 엘사 모르나?

@@: 너무 옛날 거는 기억 안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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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치킨 텐더, 샐러드 듬뿍, 토마토스파게티. 오렌지 1, 초콜릿 4조각. 


오늘은 목 아픈 게 너무 커서 그런가? 약이 잘 맞는 건가? 약의 부작용은 거의 안 느꼈다. 기분도 괜찮았다. 이번 약이 맞는 건가? 브린텔릭스? 

근데 근이완제 그만 먹은 지 며칠인데 숨도 잘 쉬어지고 요실금도 아직 남아 있다. 정말 불편 불쾌하기 이를 데 없네... 숨은 잘 쉬어지는데... 근이완제 4~5일 먹은 것의 효과와 부작용이 지금도 남아 있는 걸까? 이건 정말 괴롭다.


어제도 일찍 자겠다고... 매일처럼 다짐해 놓고 12시 10분에 잤다. 오늘은 과연 !!?!?!?!?!

이제 씻고 식세기 돌리고 자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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