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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뿔도 모르면서 강의한다

듣기 전문가의 말하기 도전

by 이 순간

– 유튜브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자매품 –


제목처럼, 저는 쥐뿔도 모르면서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말하면서도 웃음이 나네요. 진짜입니다.)


11월 초, 교사 연수에서 2시간짜리 강의를 맡게 되었어요.

주제는 〈온 마음을 다해 학생 삶을 지지한다는 것은


18년 동안 학생 곁에 머물며 상담교사로 살아왔지만, 막상 제 이야기를 ‘강의’라는 형식으로 풀어내려니 낯설고 설렙니다.

저는 1:1 상황에서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흐름을 함께 만들어가는 데 익숙한 ‘상담자’입니다.

말하기보다는 듣기에 최적화된 사람이죠.

그런데 이번에는 1:다수 앞에서, ‘듣기’가 아닌 ‘말하기’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도전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의 직업 특성상, 늘 ‘수업’과 ‘가르침’이 일상이시죠.

그래서일까요. 교사 연수를 가보면 초짜 강사분들이 “이런 경험 있으시죠?” 하고 호응을 유도해도, 싸늘한 표정과 무반응이 이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아이스링크장 못지않은 온도와 속도… 그리고 간혹 강사분의 심리적 미끄러짐도 느껴집니다.


이번에 제가 서게 될 자리도, 소규모이긴 하지만 수십 명의 교사들 앞입니다.

정말, 떨립니다.




사실 저도 연수 들으러 간다면 대부분 ‘별생각 없이’ 앉아 있을 겁니다.

“나한테 도움이 되는 얘기 하나쯤 들을 수 있겠지” 정도의 마음으로요.

가끔은 딴생각도 하겠죠. 커피 생각이나 점심 메뉴 생각이라든가…


그래서 이번 강의에서는 ‘너무 잘하려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으려 합니다.

브런치 글도 잘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괴로웠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강의 역시 잘해야 한다는 압박보다는, 진심과 현장에서 쌓인 이야기 한 줌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강의에서 중요한 건 결국 임팩트 아닐까요?

강의가 끝난 뒤,

“아, 그 강사분이 이런 얘기했었지!”


하고 한 문장이라도 마음에 남는 것.

그게 이번 강의의 목표입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강의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전문성이라는 건 결국 ‘현장에서의 시간’에서 비롯된다고 믿습니다.

저 역시 그 시간 속에서 조금씩 배워왔을 뿐이에요.

이번 강의도 무언가를 알려주겠다는 마음보다는, 함께 생각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묻고 싶습니다.


* 지금까지 들었던 강의 중 유난히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나 장면, 있으신가요?


* 강의를 직접 해보신 분들이라면 “이건 먹혔다!” 하는 포인트가 있었나요?


* 반대로 “이건 별로였다” 하는 경험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경험이, 제 ‘차린 건 쥐뿔도 없는’ 강의를 야심 찬 메인 메뉴로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댓글로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나눠주시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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