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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아Sora Sep 24. 2022

우리는 이제 마라탕을 먹을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대학생들이 마라탕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최근 동네에 마라탕 집이 새로 생겼다.


점심시간이 되면 마라탕 집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때로는 기다리는 사람들도 생겼다.


전현무 씨처럼 핫한(?) 것은 다 따라 해보고 싶은 나는 남편한테 새로 생긴 마라탕 집에 가보자고 졸랐다.


남편은 그러자고 했고 우리는 마라탕 집으로 향했다.


대학생들이 바글바글하였고 우리도 덩달아 젊어지는 기분이었다.


마라탕을 주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여러 채소들과 중국 당면 꼬치 등이 나열된 곳에서 원하는 만큼 담아서 무게에 맞게 계산하면 된다.


매운 단계를 선택하라고 하였는데 0단계는 하얀 국물, 1단계는 약간 매운맛, 2단계는 신라면, 3단계는 매운맛이라고 해서 당연히 1단계를 선택했다.


그리고 조리가 된 우리의 마라탕이 나왔다.

저 꿔바로우가 우리를 살렸다.

"음 맛있는데"

남편은 한 숟가락 먹더니 말했다.


"오 요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이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야."

두 숟가락 먹더니 이렇게 말했다.


"오 근데 좀 맵다. 아니 매운 것이 아니라 좀 자극적인데."


처음에는 맛있게 먹던 남편이 점점 얼굴이 상기되더니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러고는 물을 연신 마시더니 주스를 결제해서 또 연신 마셨다.


사실 맵고 못 먹겠으면 그만 먹고 멈추면 되는데 무슨 오기인지 남편은 끝까지 먹었다.


"매우면 그만 먹어."

"아니야. 나도 먹을 수 있어."


"우린 여기 있는 젊은 친구들처럼 젊지 않잖아. 아무래도 마라탕은 젊은 사람들이나 먹는 건가 봐. 다 먹지 않아도 괜찮아."


"아니야. 나도 젊다고. 그리고 맛도 있어."


무슨 오기에서였는지 남편은 결국 마라탕을 다 먹었다.

그리고 각자 회사로 돌아갔는데 곧 카톡이 왔다.


"회사에서 토했어."

아이고

0단계로 시킬 걸 그랬나.

나도 속이 쓰리고 입술이 화끈거렸다.

아무래도 맵기 단계는 이렇게 설명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0단계-자기가 젊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0단계 고르세요.

1단계-30대 초까지 소화 가능

2단계-20대 후반까지 소화 가능

3단계-고등학생 및 대학생만 소화 가능


(물론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생 때는 이런 음식 잘 먹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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