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산후조리원이라며 한국 뿐만아니라 외신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고, 저출산과 연관을 짓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산후조리원에 안 가길 잘했다."라는 글이나
"다시 돌아간다면 조리원에 가지 않고 집으로 바로 갈 것이다."라는 글이 종종 보인다.
하지만 나는 산후조리원에 잘 다녀왔다고 생각한다.
조리원에 갈 필요가 없다는 분들의 의견도 존중하지만(그리고 갈 필요가 없다니 부럽다)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왕초보인 엄마는 특히 조리원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분명 학교 다닐 때 소아과 시간에 신생아의 생리적 특징에 대해서 배우긴 배웠다.
신생아의 피부는 시시각각 변한다고,
호흡은 빠른 편이고 다양한 호흡음이 나타나는데 정상이라고,
생리적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내 아기가 그러고 있으면 초보 부부는 몹시도 당황한다.
"얼굴이 시뻘건데 너무 더운 건가?"
"피부에 오돌토돌 뭐가 난 것 같은데 이건 또 뭐지?"
"숨 쉬는 것이 이상한 것 같아."
이럴 때는 교과서에 "신생아는 이러저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라고 쓰여있는 문장보다
조리원 신생아실 선생님의 "원래 그래요."라는 한 마디나
다른 아기도 색색거리며 숨을 쉰다거나 피부가 시뻘게지며(또는 노랗게) 용쓰는 모습이 훨씬 안도감이 들었다.
또한 신생아실 선생님을 통해 우리 아기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신생아실 선생님들 각각의 육아스타일도 엿볼 수 있었다.
조리원을 퇴소하고 오면 산후도우미는 한 명뿐이다.
초보 엄마들은 산후도우미에게 휘둘리기 쉽고, 산후도우미 말이 무조건 옳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산후조리원에는 신생아실 선생님이 보통 데이-이브닝-나이트로 3교대로 돌아가면서 아기를 봐주고, 같은 데이번에도 여러 명의 선생님들이 나의 아기를 봐주기 때문에 아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 또한 각 조리원마다 육아 방침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긴 해도 각 선생님마다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선생님들 스타일만 잘 관찰해도 나중에 조리원 퇴소하고 나에게 맞는 산후조리사 선생님이 어떤 스타일인지 대략적인 방향성을 얻을 수 있다.
그 밖에도 당연한 말이지만
빨래와 청소로부터 해방된다는 점,
모유수유를할 경우 전반적인 팁들을 알아올 수 있다는 점,
좌욕등을 통해(특히 나는 출혈이 많았어서) 몸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다시 돌아가도 산후조리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이러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산후조리원을 '불편'하게 생각하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여러 산후조리원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내가 갔던 산후조리원은
말끝마다 "산모님"을 붙이며
짐이 있으면 들어다 주고
(물론 몸이 회복이 덜 되었을 때라 감사하긴 했다. 하지만 퇴소할 때는 나도 들 수 있는 컨디션이 되었고, 아니면 남편이 들어줘도 되는데..)
청소를 원할 경우
방 문 앞에 마치 호텔 서비스처럼 "Makeup room"표시를 걸어놓는 서비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