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희망편]임신 9개월 시험, 출산일 논문 수정까지
욕심부리던 엄마의 최후
"축하합니다. 임신하셨어요."
초음파로 임신을 확인하며 산부인과 원장님이 말씀하셨다.
그날 산부인과 진료를 받은 날,
아니 사실 그보다도 훨씬 전 임신테스트기로 두 줄을 확인한 날부터
나는 계산하고 있었다.
"내년 1월에 시험인데 그때는 임신 몇 주차지, 출산 후인가?"
달력을 뒤져보고, 네이버 디데이 계산기로 두드려도 보니
임신 32주 차에 1차 시험을 보고
35주 차에 2차 시험을 본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1차와 2차 사이에 애를 낳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만삭에 1차를 보고
그 짧은 2주 사이 애 낳고 2차를 보는 선배도 있다고 한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조산이 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돌아다니지 않았다.
태교여행도 해외는 알아보지 않았고,
한 번에 걷는 시간은 최대 20분이 되지 않도록 하였다.
다행히 조산기는 없었고,
아기도 편해 보였고, 내 마음도 편하고
임신 중 후반기에는 약간의 변비 말고는 큰 불편한 점이 없었다.
그래도 시험 날이 다가올수록 초조했다.
"시험 보다가 배가 너무 아프면 어떡하지?"
"아기에게 너무 큰 스트레스를 주는 건가?"
"뭔 일 생기면 건대병원(건대에서 시험을 봤다)에서 낳으면 되겠네"
라고 온갖 생각을 다 했지만 다행히도 아무 일 없이 시험을 치렀고, 합격하였다.
"아, 드디어 끝났다. 이제 좀 쉬자.
이제 태교도 좀 하고 우리 아기를 위한 시간을 좀 가져볼까?"
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험이 끝나자마자 이번엔 또 새로운 일거리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예전에 투고한 논문이 이제야 심사되어 수정 사항이 날아온 것이다.
결국 또 쉬지 못하고 며칠에 걸쳐서 수정을 하여 다시 수정된 논문을 보냈다.
그리고 그날, 37주에 아기가 태어났다.
한국에서는 36주까지 조산, 37주부터 정상으로 보지만
그래도 40주를 다 채우지 못하고 세상에 나온 것 같아서 너무나도 미안했다.
편한 엄마 뱃속에 있지 못하고,
눈부시고 시끄러운 세상 밖에 일찍 나와
작은 체구로 힘들게 적응해야 할 아가를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미안한 만큼
아기한테 잘해야지, 사랑만 듬뿍 주는 엄마가 되어야지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사람 안 변한다고,
나는 또다시 욕심을 내게 되고,
아기 100일에 맞춰 슬슬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하는데...
(다음화에 계속됩니다)
+논문 2차 수정 메일은 내가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왔다. 조리원에서 좌욕을 하면서 논문을 또 수정해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