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Ⅰ』
145. 완전한 것은 생성된 것이어서는 안 된다 - 우리는 완전한 것에 대해서는 모두 그것의 생성에 의문을 갖기보다는 오히려 현존하는 것이 마치 마술에 의해 땅에서 솟아나기라도 한 것처럼 그것을 즐기는 데 익숙해 있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Ⅰ』,책세상, 2019. p.167)
나는 '완벽하다'는 말에 알 수 없는 부담을 느낄 때가 있다. 완벽한 모습이나 완벽한 결과를 추구하며, 그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와 실패는 숨기려는 이중성이 보여서다. 그것은 잘 포장된 선물처럼, 겉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 모습만을 보여주려 애쓰는 것이다. 하지만 문득, 완벽하게 보이는 것들이 과연 진정으로 완벽한 것일까 하는 질문이 떠오른다.
우리는 완성된 결과물에만 환호하지만, 그 결과물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수많은 과정과 노력,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불완전한 순간들을 얼마나 제대로 바라보고 있을까.
현대 사회에서 '완전함'은 목표이자 이상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소셜 미디어 피드에서 보이는 완벽하게 꾸며진 일상, 성공한 이들의 화려한 결과물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완벽을 강요하는 듯하다.
브런치 작가로 선정된 후, 나는 완벽한 이미지를 지키는데 몰두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의 고민과 수정,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아 엎어버린 원고들은 숨기고, 오직 완성된 글만 보여주려 했다. 이것은 나의 부족한 점을 감추려는 마음이자, 동시에 '삶의 과정을 외면하는 것'이었다. 완벽함만을 맹목적으로 쫓는 것은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자신을 비현실적인 기준에 맞추려는 강박으로 이끈다. 과정의 어려움과 불확실함을 외면한 채 오직 결과만을 쫓는 삶은, 결국 우리를 지치게 만들고 진짜 성장을 방해한다.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은 단순히 실패를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선다. 부족함 속에는 변화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숨어 있다. 나는 예술에서 가끔 '불완전미'라는 것을 발견한다. 완벽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조각상, 일부러 빈 공간을 남긴 그림, 거친 붓 터치가 살아있는 그림은 오히려 독특함과 깊이를 더한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완벽하지 않은 순간들, 예상치 못한 실수들, 그리고 그로 인해 겪는 좌절감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하며, 전과는 다른 길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런 부족함은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들고, 삶의 예측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삶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