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박된 정신에서의 탈출을 향하여
우리는 종종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고, 자신에게 손해가 되지 않는 안전한 선택을 하며,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어떤 행동을 위해 희생을 치렀다면 그 행동이 정당하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전쟁을 거부하지만 전쟁속에서 나와 연관된 희생을 치렀다면 전쟁을 지지하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은 속박된 정신으로 사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속박된 정신이란 영속성이 있을 것, 자신에게 무해함, 나에게 주는 이익, 희생을 치렀는지 여부 등 네 가지 기준에 맞춰 사고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정신은 새로운 가능성을 닫아버리고, 자유로운 사고를 가로막는다.
니체의 말에 공감한다. 나는 어떤 문제에 대해 판단을 내릴 때, 나름대로의 합리적인 기준이라며 결정했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그 기준은 대부분 '나에게 이익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맞춰져 있었다. '나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 또한 자주 했던 것이다.
최근 아파트 관리비 문제로 인해 발생한 갈등은 이러한 내 모습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입주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논쟁 속에서 나는 주저하고 망설였다. 만약 내가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거나 동조했다가 오히려 나에게 피해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는 인간의 사고가 얼마나 편견에 사로잡혀 있을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나는 종종 내가 속한 집단이나 사회의 가치관에 쉽게 동화되어 비판적인 시각을 잃어버리곤 한다. 또한,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꺼리고, 안전한 선택만을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