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심과 멀어지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by 이시영

545. 허영심의 자기만족 – 허영심에 차 있는 사람은 탁월해지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탁월하다고 느끼기를 원한다. 따라서 그는 자기기만과 자기계략의 수단을 거부하지 못한다. 그에게 잊혀지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의견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20. p.406)


허영심에 찬 사람은 '진정으로 탁월한 사람이 되려는 노력' 대신, '스스로 탁월하다고 느끼는' 감정적 만족을 추구하게 된다. 이는 그를 끊임없는 자기기만과 위선 속으로 몰아넣는다.

몇 년 전, 한 공무원이 모두가 부담스러워하는 어려운 정책 과제의 발표를 맡은 적이 있다. 그는 탁월한 성과를 내기보다 본인이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감정적 만족에 집착했다. 결과는 깊이 있는 분석이 아닌, 그럴듯해 보이는 발표 자료에 그쳤다. 실제로는 부족했지만, 그는 스스로를 '이미 탁월한 공무원'이라고 속이는 허영심을 보였다.

니체는 허영심에 찬 사람이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는 데 필요한 뼈아픈 노력을 외면하고, 손쉽게 스스로를 속이는 방법을 택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행동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잘난 척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내면에는 '나 자신에게 탁월하다고 느끼고 싶은' 간절한 바람이 숨어 있는 것이다.

니체는 또한 '그에게 잊혀지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의견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다'라고 말한다. 허영심은 타인의 시선 자체보다, 그 시선을 통해 형성되는 자신의 이미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누군가 "당신은 아직 부족하다"고 조언하면, 그는 그 조언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나를 폄하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조언을 왜곡한다.

허영심은 우리를 성장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위험한 감정이다. 남들의 시선이나 자기기만에서 벗어나,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묵묵히 노력하는 용기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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