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독점성
20.
어떤 신들도 자신과 병존하기를 바라지 않는 진리-진리에 대한 믿음은 그때까지 믿어왔던 모든 ‘진리’에 대한 회의와 함께 진행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Ⅱ』,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미기 옮김,책세상,2019. p.31
진리는 마치 하나의 왕국을 건설하려는 군주와 같다. 자신만이 유일한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며, 다른 어떤 것과도 공존하기를 거부한다. 과거에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천동설이 진리로 받아들여졌지만,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등장하면서 천동설은 폐기되었다. 새로운 진리가 등장할 때마다 기존의 진리는 도전받고, 때로는 폐기되기도 한다. 이는 진리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며,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종교 역시 진리의 독점성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예시이다. 각 종교는 자신들의 신앙이 유일한 진리라고 주장하며, 다른 종교를 배척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다양한 종교들이 공존해왔으며, 각 종교는 자신들의 신앙을 정당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는 진리가 상대적이며, 문화적, 사회적 배경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답을 찾고,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고 싶어 한다. 진리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진리에 대한 탐구는 동시에 고독과 불안을 가져다준다. 새로운 진리를 발견할수록 기존의 믿음에 대한 회의가 생겨나고,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니체가 "신은 죽었다"라고 선언하며 절대적인 진리에 대한 회의를 제기한것은 진리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진리는 독점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새로운 진리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믿음에 대한 의심을 갖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탐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