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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Jul 16. 2022

놈/nom

#열네 번째 이야기_ 흔적을 남기고 싶은가?


우리는 뒤에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 한다.

이 세계에서 내가 곧 사라지더라도 

몇 사람만은 나를 기억해 주기 바라면서 

흔적을 남기려고 애쓴다.

 


흔적은 고통의 증명서다

고통 없이는 그 어떤 흔적도 남길 수 없다

고통을 이겨내지 못함은 

나약하고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져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만다.


온몸의 뼈들이 부서지고 

생살이 찢기는 고통을 참아내자 

새로운 삶이 탄생한다.


보라이 생명을

이것이 나의 흔적이다!’

이렇듯 세상은 본능적으로 고통의 순환을 이어간다.

흔적 남기기에 동참하겠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다만 무언가를 남기지 못한다고 

죄인이 되는 것은 아니니

반드시 증명해야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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