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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4. 2022
BC 2300, 현재도 재현 불가한 고조선 청동기 기술
한민족의 시작
우리가 가진 잘못된 상식이 있다. 청동검이 강할까 쇠검이 강할까 이다. 짐작했겠지만 청동검이 강하다. (물론 기준은 과거시점이다.) 이 글을 쓰는 저 역시 마찬 가지지만 청동기 시대 이후가 철기 시대였으므로 당연히 철기가 더 우수한 기술이라고 착각했다. 하지만 철기의 의미는 일반인에게도 금속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는데 있다. 심지어 청동검과 쇠검이 부딧치면 쇠검이 잘려버리기 까지 한다. 철기는 기술자가 만들 수 있는 것이나 청동기는 학자이어야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마치 배터리 산업과 같다. 성능이 월등한 한국의 삼원계 배터리와 비록 성능은 덜하지만 값싼 철을 사용하는 저렴한 중국의 인산철 배터리가 적절한 예이다. 폭발 위험성도 없기에 만들기 쉽고, 값도 싸기에 대중화에 유리한 인산철 배터리는 성능을 포기할 경우 대중화에 훨씬 유리하다. 철기와 인산철 배터리가 이 대목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청동은 아연, 주석, 구리, 금과 다른 여러 금속간의 주입 비율을 알아야 한다. 합금 비율이 정확하지 않으면 쉽게 깨어진다. 비율이 정확하다면 철을 쉽게 잘라버린다. 더구나 당시는 빛이 중요했다. 낮에 청동 검을 휘두르면 번쩍번쩍 빛이 나기 까지 했다. 철은 얼굴을 보이게 할 순 있지만 빛을 발하진 못한다. 하지만 청동은 빛을 발했다. 단순히 구리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청동은 완성하는데 4천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합금을 만들어 냈다. 심지어 망간을 캐기 위해 잠수함까지도 만들었을 정도이다. 그 정도로 구리를 중심으로 온갖 것을 섞어 보는 게 유행이었을 정도이다.
BC2500, 아시아에서는 고조선이 처음으로 청동검을 사용했다. 다시 짚지만, 고조선은 기원전 2333년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왕검성이 지어진 때를 기준으로 한 것이며, 단군왕검이 즉위하신 때는 그 이전이다. 청동 기술은 중국에도 전해졌었다. 중국 청동은 주석을 사용했으나 고조선 청동에는 아연도 포함되어 있었다. 심지어 고조선은 시간이 갈수록 아연 함량이 높아졌다. 급기야 후기에는 주석은 없고 아연만 사용했다. 아연 함량이 많아지면 더욱 번쩍였다. 지금의 관련 기술에 따르면 아연은 납이나 카드뮴, 주석 등의 불순물이 있으면 결정립계가 부식되므로 이들 불순물은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다. 구리와 아연의 합금이 바로 놋쇠(황동)로 금과 같은 빛을 가진다. 고조선은 초기에는 구리와 주석의 합금인 청동에서 시작하여 후기에는 구리와 아연의 합금인 황동으로 기술이 진보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당시에는 아시아에 아연 광산이 없었다. 한동안 학계에서는 이게 미스테리였다. 나중에 밝혀진 바, 영국의 아연이었다. 영국의 아연 야철과 성분이 일치했다. 하지만 고조선의 청동은 몇 개 만들고 마는게 아니었다. 산업적으로 많이 사용했다. 칼만 만든게 아니었다. 영국과 고조선 간 일정한 무역 네트워크가 존재했고 고조선 후기까지, 약 2500년 가량 유지관리 되었다는 얘기기도 하다. 바로 이게 북방교역로이다.
한편, 고조선의 청동거울을 유심히 살펴 본 적 있는가. 거울 뒷면을 보면 수많은 동심원이 그려져 있다. 이를 자세히 살피면 청동에 가는 선이 그려진 것이며, 미세한 줄의 간격이 겨우 0.3 mm이다. 더구나 가는 선의 개수가 13,000개이다. 청동거울을 만들 때, 모래 거푸집을 만들고 여기에 녹인 청동을 부어서 굳힌 후 다듬는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가는 선을 그릴 수 있는 것이며, 그 선은 완벽한 동심원을 그린다는 데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더구나 이건 2천년 이상 되었음에도 반짝임이 그대로이다. 이는 지금도 재현 불가능한 기술이다. 어떻게 했는지 알 수가 없다. 고조선의 기술은 이미 완성되어 있던 것이었다.
국보 다뉴세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