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10800, 우리의 잃어버린 고향, 아느

한민족의 시작

by 한임

‘아느’는 해발고도 5천 미터에 위치한 파미르 고원 인근이다. 여기엔 천족들이 살고 있었고 이들을 ‘아니’라고 불렀다. 아느는 그분과 소통할 수 있는 여신 ‘기’의 보호 아래에 있으면서 기원전 2만 년부터 1만 년 간 지구의 사람들과는 궤를 달리하던 문명이었다. 지금의 인류가 Heaven, 천국이라 부르는 곳이 바로 아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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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년 동안 발전했었던 아느 문명은 석기, 청동, 철기를 거쳐 정보통신 문화를 걷고 있는 길어야 4천 년 역사인 지금의 물질문명과는 너무나 달랐다. 영화 아바타에서 아느의 모습을 일부 조명한 부분이 있다.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말보다는 꼬리를 맞닿는 것으로 정보를 교환했다. 하지만 아느에서는 간단한 호칭으로 화두를 던진 뒤, 서로 간의 뇌파를 일치시킴으로 영상을 전달했다. 입으로 내뱉은 소리는 그냥 내가 지금부터 영상을 줄 테니 나한테 집중하고 내가 보내는 영상을 잘 받으라 라는 수준일 뿐이었다. 텔레파시로 동영상을 전달하는 형태였으며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더 많은 사람에게 한 번에 영상을 보낼 수 있었다.





1년은 365일 12달로 구성되었으며, 한 달은 30일로 짜여있었다. 360일을 무사히 보내고 난 다음 5일간은 자유로운 날로써 축제의 시간이었다. 각자는 자신의 역할에 따라 업무를 보았으며 일정 연령이 된 아이는 지금의 어린이집 같은 곳에서 단체로 보육되기도 했다.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았으며 15세 전후가 되면 개인의 자질에 따른 성장 방향이 결정되기도 했다. 공적인 영역에서 육아와 교육을 지원해 주긴 했으나 아이는 많이 낳지 못했다. 아느에서는 아이 각각의 성장에 맞춘 육아가 기본이었다. 평생에 걸쳐 두세 명의 아이만 가졌을 뿐이다.





해발고도가 높은 분지였지만 온천이 있어 일 년 내내 한반도의 봄, 가을과 같은 곳이었다. 온천 근처에서는 쌀농사를 지었고 먼 곳에서는 밀 농사를 지었다. 소나무가 풍부했다. 한국에 사는 동식물과 유사한 식생이 펼쳐진 곳으로 살기가 너무 좋았다. 삽살개도 있었고 흰색 털을 가진 표점-설표도 있었다. 또한 사람이 탈 수 있는 거대한 새, 게브를 타고 분지 밖을 다녀오기도 했다. 설산에서 내려오는 물로 키운 뽕잎을 먹여 키운 누에, 천잠으로 지은 비단옷은 얇지만 항온항습 보온이 되었기에 나노기술을 통해 향후 만들어질 기능성 의복을 연상케 한다.





한편 분지의 경계를 이루는 산 중에 붉은 산이 있었다. 그 산에는 어떤 나무도 존재하지 않았고 철분이 많았었는지 그 산을 이루는 바위는 붉은색이었다. 나중 아사달의 위치를 정하는데 참고가 되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모아이와 무아이가 늘어났다. ‘모’는 산을 의미하고 ‘무’는 물을 의미한다. ‘뫼’가 모에서 나왔으며 ‘물’이 무에서 온 것이기도 하다. 모아이는 산에 버려진 아기를 말하며 무아이는 물에 버려진 아기를 말한다. 1만 년의 역사 중에서 어느 때부터인가 산과 물에 버려진 아이들이 하나씩 생겼으며 아느 사람들은 이들을 데려와 키워냈다. 단조로운 삶을 사는 아느인들에게 이들은 매력적이었다. 도톰한 입술과 탄력적인 몸매, 그리고 넓은 하반신을 가졌기에 아이도 잘 낳았다. 그러나 모아이, 무아이는 정신적인 바탕이 부족했다.





아느에서는 언어가 그리 발달되지 않았다. 영상을 전달함으로 대화가 이루어졌기에 말로 하는 단어의 숫자가 많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모아이, 무아이들끼리는 입으로 하는 대화가 발전되었다. 아느 주변에서 아니를 헤치려는 ‘시키’라는 종족이 있었다. 그 시키가 아니 여성을 몰래 끌고 가 낳은 아이가 이들 무아이, 모아이 였던 것이다.





하지만 상향식 교육을 했던 아느에서는 모아이, 무아이에 대해 소홀히 하는 실수가 있었다. 자질이 있는 아이들을 뽑아 여신의 후보인 린으로 키워야 했고, 현자인 사흐와 과학자인 마그로 성장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아느의 지도자들은 이들 ‘루’들끼리 모여서는 말로 대화하는 걸 잘 몰랐다. 그랬기에 일정 교육을 마친 아니들이 아느 밖으로 여행을 다녀올 때 일부 루가 말도 모르는 시키들을 교육했던 것을 알지 못했다.





그렇게 1만 년의 시간이 흐른 후 기원전 10,800년 경, 땅굴을 파고 침입한 시키들로 인해 여신인 기가 죽음을 당했다. 일 년 중 360일이 지나고 5일간의 축제가 벌어진 때였다. 축제는 태초의 호수에서 열렸다. 평소의 복장과는 다른 편안한 복장이었기에 무기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였다. 순찰을 책임진 몇 명의 사람들 중 일부는 아느 밖의 세상으로 나가 있을 때였다. 게브를 타고 순찰을 하던 이도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기의 신전에서 비명이 들렸다. 급하게 내려가 보니 기께서 피 흘리며 쓰러진 상태였다.





“모든 것을 봉하라”는 명령 후 쓰러진 기를 게브에서 내려온 이가 안으니 잠시 깨어났다. “이 모든 것을 기억하세요” “알겠습니다. 그러겠습니다” 그런 후 기 께서는 돌아가셨다. 상황이 급하기에 기를 태초의 호수에 수장을 함으로써 제를 지낼 수밖에 없었다. 기를 쓰러 뜨린 시키들이 태초의 호수에 있던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신 기는 무로 돌아갔다 라는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우리가 쓰는 ‘유무’는 ‘있다 없다’가 아니다. ‘존재한다 유, 물 무’이다. 도교, 신선교 경전을 제대로 해석하려면 무를 깊은 물이란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런데 없을 무로 해석하다 보니 과학이 갑자기 신화가 되어 버린 셈이다. 중간 입자를 기반으로 했던 과학의 일부가 도교 경전에도 담겨있다.





한편 기 께서는 돌아가셨으나 명령은 전달된 상황이기에 신수들에 의해 봉하는 작업은 진행되었다. 그 때문에 기의 신전이 잠겼고, 기르가 있던 골짜기도 모두 잠겼다. 동시에 아느 사람들이 살던 땅도 얼음 속에 갇혀 버렸다. 이에 사건이 벌어진 당시 축제 장소가 아닌 마을에 있었던 일부 마그나 사흐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얼음 속에 영혼과 함께 봉인되었다. 그들은 아느 시대 그대로 봉인된 상태이다.





아느의 멸망 이후 살아남은 아느인들은 사방으로 흩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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