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 양성이에요."
아침에 반 학생에게서 톡이 왔다. 벌써 몇 명째인지...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들은 머리가 아프다, 목이 아프다, 어제 같이 밥 먹은 친구가 확진이다, 등의 이유로 교무실을 들락거린다. 조금만 증상이 있고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지 검사받으러 귀가시키는 것이 학교의 지침인 것을 말해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금세 안다. 코로나 의심증상으로 결석하는 경우에는 인정 결석으로 처리되므로, 개근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웃픈 현실이다.
우리 반 학생 중에 어제 한 명, 오늘도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녀석들은 지난주부터 며칠 간격으로 증상을 호소하며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결석을 했었다. 그때는 음성이 나와서 다음날 등교하며 "샘, 저는 왜 이렇게 건강한지 모르겠어요."라고 너스레를 떨길래, "음성이 나오면 다행인 거잖아? 수업 열심히 들으라는 하늘의 계시야."하고 모르는 척 응수해 주었는데, 드디어 양성이 나온 것이다.
"으이그, 할 수 없지. 격리 잘하고 일주일 뒤에 보자."
"네, 샘. 선생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인사성도 밝은 녀석의 목소리에 기쁨이 묻어난다. 정당하게 얻어낸 일주일간의 휴가라, 소원 성취했구나.
점심시간에는 한 명씩 돌아가며 학기초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OO아, 너는 진로를 어떤 쪽으로 생각하고 있니?"
"아, 저는 직업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에요."
한눈에 봐도 몸집이 건장한 남학생은 그래서 꾸준히 운동도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당연히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체육이라고 했다.
"그 외 과목 중에 흥미 있는 과목은 없어?"
"지리도 조금 재미있는 것 같아요. 언젠가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것이 제 꿈이기도 해서요." 하더니, 겸연쩍게 뒷머리를 긁적이며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꺼낸다.
"담임선생님께서 수학 담당이시라, 말씀드리기 쫌 그런데요. 제가 워낙 수학을 못하고, 놓은 지 오래되서요. 죄송해요."
"하하, 죄송할 건 없지만, 이제부터라도 조금씩만 공부를 해보는 건 어때?"
했더니,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흔든다.
"아휴, 선생님, 수학은 좀 무리예요."
이 해맑은 아이들을 어쩌나, 수학은 무리인 아이들을 데리고 나는 일주일에 네 번씩 수학 수업을 한다.
6교시 학급회의 시간.
"얘들아, 우리 반에 건의사항 있어?"
반장의 질문에 얼른 손을 드는 아이가 있다. 응? 평소에 열 마디쯤 물어봐야 한마디 하는 녀석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우리 마니또 해요."
"맞아, 맞아, 우리 단합도 하자."
그럼 그렇지, 노는 일에는 진심인 아이들. 마니또는 언제 뽑을지, 어떻게 진행할지, 한참 웅성거리더니, 또 한 녀석이 손을 든다.
"선생님, 선생님도 마니또 같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