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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 공돌이 Aug 26. 2022

ST#86 로망

카라반

20여 년 전 대학에서 지원을 받아 미국을 잠시 다녀온 적이 있다. 2달 정도의 시간을 미국 북서부에서 머무르며, 어학을 배우는 과정 중에 같이 간 선배, 동기와 캠핑을 가게 되었다.


사실 그때만 해도 한국에는 카라반이라든지 캠핑이 흔하게 하는 취미는 아니었다. 가난한 대학생들은 월마트에서 텐트, 코펠, 버너를 챙겨 들고, 그레이하운드에 몸을 실어 캠핑장으로 떠났다.


캠핑장에 도착해 보니, 유난히 맑은 하늘과 더운 날씨가 우리를 반겼다.

텐트를 치느라 여념 없는 사이 카라반이 눈에 띄었다. 수도, 전기를 연결해서 쓰는 것을 보고 사실 놀라웠다. 처음 보는 광경에 이런 게 있구나 하는 생각들이 많았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40대가 되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7월의 마지막을 달려가는 시기에 아는 형이 전화가 왔다.


집에 노는 카라반 하나 있는데 가져다 쓸래?

선 듯 말이 안 나왔다.

사실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가격도 문제였고 이런저런 문제들이 많았다.


와이프와 상의 끝에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고 이것저것 알아보았다. 하중 750kg 이하는 따로 면허가 필요 없었다. 하지만 해당 모델은 850kg 급이었다. 소형 견인 면허가 필요하고, 견인장치 장착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이  그 시작이다.

추석이 오기 전에 마무리하려 한다. 모든 게 준비되고, 아이들과 캠핑을 가는 날을 꿈 꾼다.

오랜만에 설렘을 갖게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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