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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 공돌이 Sep 21. 2022

ST#87 텃밭 그 여덟번째

고라니

텃밭을 한지도 반년이 조금 넘었다.


올해 초 시작을 할 때만 해도 뭐가 수확이 될까 하는 생각들이 많았다. 

그래도 처음 하는 텃밭 치고는 제법 수확들이 많았다. 고추, 가지, 오이, 호박, 토마토, 상추 등 여러 작물들을 반년 가까이 얻어 먹을 수 있었다.


여름이 지나니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기 시작더니

더 이상 감당이 안될 수준으로 자란 잡초들은 밭을 뒤덮고도 남았다. 더는 두고 볼 일이 아니기에 밭을 갈아엎었다.

10평 남짓한 땅에 잡초를 제거하는데 만 거의 반나절이 넘게 간이 요되고, 유박이랑 퇴비를 사다가 다시 뿌렸다.

처음에 텃밭을 할 때 이랑을 너무 좁게 했더니 동선이 조금 어지러웠다. 이번엔 이랑을 좀 넓게 할 심산으로 옆에 텃밭을 해놓은 곳을 참고하여 고랑과 이랑을 팠다.

처음 할 때 이랑쪽에서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서 밭을 뒤엎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랑쪽 멀칭을 따로 구매해서 고랑과 이랑에 멀칭을 했다.

멀칭이 끝나자 가을에는 배추, 무, 파 이렇게 세 가지 작물을 심을 심산으로 모종을 다.

모종을 심고 다음날 가보니 반이 없어졌다.

뭔가 다녀 갔구나 하는 생각에 밭을 봐보니 고라니 발자국이 있었다. 이 녀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이 되서 먹을게 없어서 내려 왔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참 많이 먹기도 했다.


주변 밭도 마찬가지였다. 단톡방이 난리다.

어찌 대처를 해야 하나 했더니 크레졸 소독약이 효과가 좋다 추천을 해준다.

약을 사서 뿌리고 나니 고라니가 더 이상 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사이 모종을 거의 3번 정도 심은 듯 싶다. 고라니에게 벗어나 버틴 아이들도 있었다.

버틴 아이들이 하단 느낌이 든다.


이제 심은 아이들이  자라기만 하면 될 듯 하다.

시간이 흘러 늦은 가을이 되면 아이들과 같이 배추, 무, 파를 수확하기를 고대한다.


잘 자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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