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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 공돌이 Jan 03. 2023

ST#102 가족모임

기우

대학시절부터 이어오던 인연들이 있다.

6명의 동기들 그 친구들이 사회에 나간 후

만들어진 모임 태현회가 그것이다.


코로나로 인해서 사실 모임을 갖지 못했다.

친구 한 명이 오랜만에 가족 모임을 하자한다.

2022년의 마지막 주에 미국, 베트남에 있는

친구가족 외에 네 가족이 모였다.


사실 아이들에게 사촌을 제외하고, 또래보다 큰 형, 누나와 장시간 보낸 적이 없다. 코로나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의 슬픈 단편이라 할 수 있다.


종업식을 마치고, 아이들과 와이프의 퇴근과 함께 목포로 출발했다. 5시경에 숙소에 모이기로 했으나 우리는 약간 늦게 도착을 했다. 연말의 교통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

짧은 인사와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저녁을 먹는 사이 아이들은 형, 누나들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30분 남짓이 흘렀을까? 아이들이 무리에 녹아들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뭔가 달랐다.

우리를 찾지 않는다.


이런 경험은 사실 처음이다. 형, 누나와 있으니

그 아이들이 알아서 케어하기 시작한다. 안절부절못한 내 모습을 보니

친구들이 다들 한 마디씩 거둔다.


놔둬 괜찮아.
알아서 잘 놀 거야.


대수롭지 않다는 듯 무심하게 던지는 한마디에

아직 나는 멀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하루 저녁이 흘러갔다.

다음날 아침 다들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케이블카를 타러 나섰다. 그곳에서도 부모는 그리 필요해 보이지는 않았다. 형, 누나들의 케어의

힘이란 사실 놀랍다. 점심을 먹으며, 다음에는 캠핑을 가보자고 제안을 했다. 내년 4,5월 경이나 될 듯한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이번 모임을 하며 여러 생각들이 교차한다.

특히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이 성장했음을 느낀다. 그리고 아이들에겐 때론 부모보다는 또래가 더

재미있는 관계이구나 하는 생각들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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