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어느 날 문득 둘째 아들이 나에게 묻는다.
아빠, 아빠는 원래 뭐 하고 싶었어?
나는 대답했다.
응. 아빠는 동물들 고쳐주는
의사가 되고 싶었지.
아들이 다시 묻는다.
응. 그래? 근데 왜?
나는 말했다.
아빠가 강아지를 키웠는데 그 아이들이 아픈 게 아빤 싫었어.
그래서 고쳐주고 싶었어.
아들이 슬픈 눈으로 묻는다.
그럼 강아지들은 어디 가 있어?
강아지들은 하늘나라에서
아빠 기다리고 있을 거야.
아빠가 올라가면 그때 다시 놀아야지.
그 말을 하고 나니 어릴 적 기억들이 올라왔다.
머릿속 한켠에 머물러 있던 기억들
강아지와 놀던 어린 시절들.
그때를 생각해 보니 난 그런 아이였다.
함께 했던 아이들이 떠나면 집 앞마당에 묻어주고, 아침저녁으로 인사했던 그런 아이였다. 그랬던 아이가 어느덧 사십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고, 나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시간이 흘러서 하늘에 가게 되면,
그 아이들은 나를 기다려 줄까? 하는 그런 질문들과 그 시절 내가 떠오르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