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면 아무도 없는 집에 간다》ㅡ05
[Real-Time]ㅡ
나는 주로 혼자 점심을 먹는다.
그것도 정해진 시간에만, 오전 10시 반에서 11시 반 사이,
아니면ㅡ오후 1시 반에서 2시 반 사이.
그 사이가 한적해서 좋다. 조용하고, 시끄럽지 않고, 번잡하지 않다.
근데 오늘은.. 어라?
어떤 중년의 아저씨 한 명이 들어오더니
양해도 없이 리모컨을 탁!뉴스 채널을 켜버린다.!
Inner Monologue (내면 독백)ㅡ
학~~씨! 왕짜증,
정확히 말하면, TV를 켜도 뉴스는 절대 안 본다.
정치인처럼 보이는 양복 입고 말 많고 얼굴 어두운 아저씨들이 밥맛을 앗아가니까.
그냥.. 밥맛 떨어진다.욕심 가득한 면상으로 서로 말 끊고 ,
윽박지르고,, 가뜩이나 피곤한 일상인데'
그렇다고 세상사에 무심한 것도 아니다.
그냥 검색만 잠깐. 포털 메인에서 “개각”, “고금리”, “지지율”같은 키워드만 쓱 훑는다.
딱 필요한 만큼만'감정은 덜고, 정보만 챙겨서.
내 위장은 감정까지 소화 못 하니까.그래서 나는 밥 먹을 땐 엠넷을 본다.
아이돌 연습생들이 연습하는 모습, 심사위원들의 적당히 짜인 멘트, 예상 가능한 감동 포맷,
그리고 무엇보다 화면이 밝다. 배경도, 조명도, 사람들도.
화면 한가득 클로즈업된 누군가의 눈동자를 보며 한 숟갈,
비트 위에 흐르는 청춘의 표정을 씹으며 또 한 숟갈.
그러니까,
양복 입고 큰소리치는 아저씨들. 제발—
밥 먹다 TV끄지 않게,
물어뜯고, 말꼬리 붙잡고 싸우지 좀 마.
빨간색, 파란색, 색깔이 뭐가 그리 중요해?
무슨 신호등이야??
그걸 왜 밥상 앞에서까지 따져야 하냐고.
살맛 나고, 밥맛 나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 좀 만들어줘.
내 입맛까지 망치지는 말아 줘.
그날이 올 때까지
나는 쭉~~ 엠넷을 볼 거야!
리듬 위에서라도 내 하루는 소화돼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