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면 아무도 없는 집에 간다》ㅡ11
[Real-Time]ㅡ
금요일 오후ㅡ
달력을 힐끔 봤다. 내일은 주말.빨간 숫자.. 반가운 날이어야 하는데…
나는 오히려 어깨를 으쓱인다. “또 골프구나"
낮에만 일하는 일상적인 회사원과 다르다.
주중엔 평온한 기다람, 주말엔 회장의 놀이터. 골! 프! 장!
공을 치는 건 내가 아니라 회장인데, 몸은 그보다 더 피곤한 듯.
누군가 한 말이 생각난다 일하고 노는 거보다 더, 피곤한 건?
지루한 거!
주말에 쉴 수 있다는 환상은 버렷! 한 달에 한두 번,
운 좋게 잡히는 ‘진짜 휴일’은 그분이 피곤해서 쉬는 날,,
그리고 야행성인 나에게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건…
주먹이 날아오는 걸 알면서도,그냥 눈 질끈 감고 얼굴로 받아내는 기분이다.
일찍 자야지, 생각하면서도 강아지들 눈 한 번 마주치고, 집 정리하고, 침대에
눕는 순간 “아… 또 하루가 언제.. 벌써? 하며 지나간다
그래도 이 생활이 무료한 나의 삶을 지탱해주고 있다는 걸. 나는 안다.
다음날,토요일 아침ㅡ
골프장 내 직원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깔끔한 테이블, 익숙한 식판 위에 차려진 8,000짜리 백반. 불고기 몇 점, 콩나물국,
그리고 반찬 세 가지.단출하지만 이상하게 정이 간다.
식사를 하며 문득 창밖을 본다.
주차장은 이미 고급 외제차들로 가득 찼다.
VIP 전용 구역으로 향하며 속으로 생각했었다. “나라 경제가 어렵다더니,
골프장은 왜 이렇게 인간들이 넘쳐나는 걸까.”
젓가락을 잠시 내려놓는다. 한쪽에서는 골프웨어를 차려입은 사람들이
찰칵찰칵" 다른 쪽에서는 캐디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화려한 색감의 골프복과 선글라스,
경기장의 푸른 잔디 위에서 나는 듯 걷는 사람들.
나는 조용히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빈익빈 부익부, 이놈의 세상은
점점 더… 웃기다.” 그리고 피식 진짜 웃었다.
나의 하루는.. 늘. 그랬던 것처럼
난 여기 이곳에서 이 기이한 삶의 구조를 관전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