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둥지를 떠나는 순간, 아빠가 딸에게
17-1. 둥지를 떠나는 순간
바람에 스칠까, 비에 젖을까
늘 먼저 걱정이 앞서던 아이가
오늘은 스스로의 삶을 걸어가겠다고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말은 없었지만
정중하고 깊은 고마움이
그 인사 안에 오래 머물렀다.
아내는 기쁜 날이라는 걸 알기에 웃었고
놓아주어야 한다는 걸 알기에
눈물이 조금 섞였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둥지를 떠난 새가
자기 힘으로 바람을 타는 모습을 보듯
믿고 보내는 사람의
느린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딸은 느꼈다.
떠나는 순간에도
자신의 삶 뒤편에는
늘 부모의 마음이 서 있다는 것을.
17-2. 아빠가 딸에게
오늘은 아빠의 사랑스러운 딸이자
아빠의 멋진 친구인 가예의 결혼날이구나
진심으로 축하하고 축복한다
지금 이 자리까지 예쁘게 잘 자라주고
엄마 아빠에게 동찬이라는 멋진 아들까지 선물해 주어 너무 고맙단다
인생은 그 자체가 여행이다
오늘은 인생이라는 여행을 하면서 함께 걸어갈 사람 즉 인생의 동반자가 생긴 날이다
가예와 동찬이가 서로 인생의 동반자로서
좀 더 멋지고 아름다운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인생의 선배로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해 주고자 한다
먼저, 두 사람은 젊고 예쁘고 잘 생겼고 능력이 있어 부모의 입장에서는
늘 자랑스럽고 앞날에 큰 걱정은 없지만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 외에도 누군가로부터 많은 도움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오늘 여기 오셔서 축하해 주시는 분들이 바로 그분들이란다
두 번째는 처음 사랑의 마음을 늘 간직하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처음 마음을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 사람의 본성일 수 있다
그렇지만 예전에 열심히 공부해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듯이
처음 만날 때의 설렘과 사랑을 잘 기억하면서 살아간다면 결혼 생활이 훨씬 더 재미있고 아름다울 것이다
세 번째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 자체를 즐겨라
연애는 좋은 것만 보여 주려고 노력하는 과정이라면 결혼은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관계이다
결혼 생활 동안 행여 다름으로 인해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은 마음이 변한 것이 아니라 원래의 모습 곧 서로 다름 현상을 알아 가는 재미있는 과정으로 생각해라
무엇이든지 똑같으면 재미없지 않니?
서로 다름을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고 마음으로 서로 다름을 이해하다 보면
인생이 더욱 풍성하고 재미있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생 여행이 모래 위에 지은 집이
아닌 반석 위에 지은 집이 되기 위해서는
이점 명심하길 바란다
항상 긍정적이고 감사한 말을 하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말이 곧 인생의 결실을 좌우하는 씨앗이란다
좋은 씨앗을 심어야 좋은 열매를 맺지 않겠니?
이는 물론 부부 사이에도 당연히 적용되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다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긍정적인 생각, 감사한 말을 습관화하길
바란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이 말 한마디가 세상의 힘들고 어려운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Master Key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그리고, 세상은 생각하는 만큼 그리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항시 기억하면서
매사 더욱 겸손하게 행동하며
특히 어려울 때는 나 자신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창조한 절대자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사는 지혜를 가지길 바란다
엄마 아빠도 가예, 동찬이를 위해 늘 기도하고 지지할 테니
자신감을 가지고 결혼이라는 인생 여행을 멋지게 잘 즐겨라
사랑하는 가예야!
엄마 아빠 집을 떠나 새로운 둥지에서 살게 됨에 따라 예전처럼 함께 하는 시간은 줄어들겠지만
결혼 후에도 우리 좋은 친구로 잘 지내자
사랑하는 동찬아!
우리 서로 좀 더 알아가면서 편하고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멋진 새 출발을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