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기 싫다, 학교 가기 싫어

정해진 하루에 숨이 막힐 때

by 한끗작가


“학교 가기 싫어.”

“출근하기 싫어.”


일요일 저녁이면 온 가족이 동시에 꺼내는 말.

월요일 아침도 마찬가지.

아이는 가방을 멘 채로 중얼거리고,

어른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혼잣말처럼 내뱉는다.


이 말은 가볍게 들리지만,

실은 꽤 많은 감정을 눌러 담고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힘들면 그만두라고,

싫으면 잠시 쉬라고.

하지만 “가기 싫다”는 말은

그렇게 단순하게 정리되는 마음이 아니다.


그 말엔

지금 내가 감당하고 있는

또 다른 나의 하루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가 숨어 있다.


오늘 하루는

내가 선택해서 살아가는 시간이 아니라,

역할로 채워진 시간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고 싶은 말보다 해야 할 말이 먼저이고,

느끼는 감정보다 보여야 할 태도가 앞서는 시간.




아이의 “학교 가기 싫어”에 담긴 마음


아이에게 학교는

더 이상 단순한 놀이 공간이 아니다.


줄을 서야 하고,

말을 들어야 하고,

누군가와 어떻게 관계 맺을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가기 싫어.”

그 말은 ‘놀고 싶다’는 말보다

오늘도 내가 나답게 있기 어려울 것 같다는 예감에 가깝다.




어른의 “출근하기 싫어”에 담긴 마음


어른에게 출근은

일의 시작이자

사회적 정체성을 다시 껴입는 일이다.


팀장이고,

부모이고,

담당자이고,

결정권자이자 조율자이자 책임자.


그 많은 이름을

하루아침에 다시 입는 일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내 감정을 다시 정리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기 싫다”는 말은,


지금 이 하루가

내가 살아가는 시간이 아니라,

내가 감당해야 하는 나로 살아야 하는 시간이라는 뜻일 수도 있고,


혹은,

내 안의 ‘나’보다

밖에서 기대되는 ‘나’가 더 많은 하루에 대한

조용한 저항일 수도 있다.




“가기 싫다.”


그 말은

오늘 하루가

내가 원한 내가 아니라

내가 감당하고 있는 또 다른 나로 살아야 하는 시간이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아, 출근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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