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바시키르 여행기 <16>
6월 3일 바시키리야의 휴양 치료 시설인 앗쓰(Assyh) 헬스 리조트에 묵었다. 이튿날인 4일 아침식사를 마치고, 치료 시설을 둘러봤다. 견학을 다 마치고 건물 1층 로비에서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한 모녀가 다가왔다.
처음이 아닌지라 느낌이 왔다. '드디어 올 게 왔구나. 이 놈의 인기는 왜 식을 줄을 모를까'. 그 느낌이 맞았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기 딸과 사진을 함께 찍어달라는 간절한 요청이었다. 눈빛을 보니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15살 소녀의 이름은 알리야. '여신'이라는 뜻이란다. 알리야는 K-POP 열성팬 소녀였다. 등에 맨 백팩에는 태극기와 BTS 배지가 나란히 부착돼 있었다. 기념 사진 촬영이 끝난 알리아는 한국말로 '사랑해', '감사합니다'라며 좋아했다.
소녀의 간절한 요청으로 함께 찍은 사진을, 현지 통역을 통해 전해줬다. 알리아는 우리를 보자, 마치 BTS의 혈욱이라도 만난 듯 기뻐했다. 내년에는 한국을 방문할 거라며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해서 이메일을 적어줬다. 알리야, 한국에 오면 연락해라.
※ 이 글은 2018년 6월초 러시아 취재 갔을 때 페이스북에 별도로 남겼던 여행 단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