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공기가 달라졌다.
『계절에 따라 산다』를 읽던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다도를 통해 계절의 미묘한 흐름과 인생의 결을 감각적으로 느끼며,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사계절을 온전히 경험하는 삶의 태도를 전한다.
책을 읽으며 느꼈다.
일본식 다도는 마치 명상을 하는 것 같다고.
차를 배우며 감각을 깨우고,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는 그 과정을 바라보다 보니
문득 내 인생도 돌아보게 되었다.
마음이 잔잔해지고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작가의 다른 에세이 *매일매일 좋은 날(일일시호일)*을 찾아보았다.
이 책은 『계절에 따라 산다』보다 먼저 발간된 작품으로,
계절의 정돈된 흐름보다 더 개인적인 삶의 단면이 담겨 있었다.
차를 수십 년 배웠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하는 작가의 고백이 오래 남았다.
그럼에도 ‘그저 나아간다’는 마음,
그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는다는 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일상 속 어느 한 부분에서는
머리가 잠시 쉬고, 감각이 살아나는 장면이 꼭 필요하다.
그 순간이 바로 ‘명상의 순간’이 아닐까.
나는 그동안 명상을 대단한 것으로 여겨왔다.
명상을 배우려 책을 사기도 했고,
언젠가 나도 명상을 하며 나를 보살펴야지 생각했지만
지금은 안다.
명상은 그저 일상의 한 부분에 나를 내려놓는 장치를 만들어두는 일이라는 걸.
그건 내가 말해온 ‘한 켠’의 의미와 닿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추구하고 싶은 삶의 모습 중 하나이기도 하다.
커피를 마시는 것만큼 커피를 내리는 일을 좋아하고,
초가 만들어내는 아늑한 분위기만큼
초를 준비하고 켜고 끄는 과정을 즐긴다.
나는 아마,
결과보다 과정을 사랑하는 사람인가 보다.
오늘의 한 켠은, 고요히 나를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