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에 피다

여명의 시 三 - 첫꽃과 국화 二

by 한월

二 매화에 피다

자문자답에 허무해 하던 나날은
지금도 볼 수 있도록 필사를 해놓았고

자업자득에 두려워하던 나날은
지금도 말할 수 있도록 가슴 깊이 새겨 놓았고

인과응보에 고뇌하던 나날은
지금도 들을 수 있도록
적색과 청색으로 칠해 놓았지.

나태한 겨울을 보내고
새로 맞이할 봄에 기대할
매화를 보러 가는 건 고약(膏藥)이랴.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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