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인간 퇴보, 어느 염세주의자의 말.
“언어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는, 나의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나만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표현하기 위해서다. 이 말을 뒤집으면 나의 언어가 없는 사람은 남의 언어로 바라보고 남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남의 방식에 종속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의 언어는 내 고유함, 내 독창성을 표현하는 무기다. 자기 언어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용하는 사람이야말로 세상을 자기 방식으로 바라보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위에 있는 말은 <언어를 디자인하라>라는 책에서 나온 구절이다. 타자 연습과 필사를 할 수 있는 사이트에서 찾는 말인데, 너무나도 공감이 갔다. 요즈음에는 웬만한 사람들이 바쁘다고 하면서 독서를 잘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자신은 책 읽는 건 딱 질색이라며 자신의 태도를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은 건 아마 기분탓이 아닐 거다.
인공지능이 발달함에 따라 우리 인간은 더욱이 독서와 글쓰기 연습을 해야하건만······.
나도 윗 구절과 비슷한 생각으로, 어떤 글이든 자신만의 글로 표현하지 않으면 그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우리가 심리 상담사가 되었다치자 우리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바로바로 필기를 해야할 것이다. 이때, 우리는 아무리 심리 상담사를 직업을 가졌지만서도 우리는 내담자, 그 당사자 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의 이야기를 완전히 나중에 다 까먹을 이야기다. 본질적으로 우리는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건 심리 상담사도 인간인지라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심리 상담사라고 해서 다 내 말을 100%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100%는 못하더라도 99%에 미치는 이해력을 가질 수 있는 비결은 바로 필기라는 것인데, 이 필기는 나만의 언어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는 내담자의 말, 즉 구두로서 듣고 있는 것이기에 다른 무엇인가의 책을 보면서 뺏겨 쓰고 있지는 않고 있다. 그건 필사지 사람과 사람 대 사이에서 있는 법은 아니다.
이는 공부를 할 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어떤 과목이든 개념이 있을 것인데, 그 개념은 개론과도 비슷한 것이기에 거의 말로 표현되어 있을 것이다. 이래서 직접 그 내용을 내 손으로 써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어려운 개념, 개론은 읽고 나만의 언어로 풀어야 비로소 이해가 되고 기억이 오래 가는 것이다. 나는 이 사실을 일찍이 깨달은 건지 잘 모르겠어도 이 사실을 자각하면서 공부를 하니 최종적으로 대학교 첫 성적이 잘 나온 편이다. 평균 학점이 4.29점이 나왔으면 말 다 한 것이 아닌가.
법학 빼고 전부, 문학이나 철학 같은 인문학을 다루는 학문들이라서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마음가짐과 공부 방법을 필요로 한다. 나는 이 사실을 꽤나 많은 사람들이 깨닫지 못한 것에 놀랐다. 이를 알아도 하물며 어떻게 실천할 줄은 모른다. 나는 예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런 사람들이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내 친구 중에 뭔가 군중 심리에 은은하게 빠져 있달까, 유행을 너무나도 타는 친구가 한 명 있는데, 그 친구와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친하게 지냈지만 뭔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줏대는 분명 있는 사람인데 뭔가 다른 사람들이 다 하니까 그게 전부 맞고 옳다는 식으로 표현한다고 느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게 그녀만의 생존 방식인 듯 해서 나로 하여금 뜨악하게 만들었다. 마치 자아가 없는 사람 같았다.
물론, 이 친구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방황하다가 결국 돌고 돌아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으로 간다. 물론 그게 안전할 수도 있지만 너무 그걸 맞다고 맹신하는 순간 독이 되는 것이다. 하고 싶은 걸 아직 못 찾거나 하고 싶은 게 없는 사람들이 대게 그런다.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이러한 사회 현상 때문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자신의 의지는 없다. 그건 인간이 아니라 기계다. 인간은 원래 이런 생물이 아니다. 그런데 인간이 인간적이지 않은 쪽으로, 본능과는 다른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인간의 실상은 멸망을 향해 나아가는 듯 하여 무섭다. 기계만 보면 무서운 지경에 이르렀다. 아니, 오히려 그런 기계를 독점하고 정복하여 산산조각내 부숴버려서 그것의 악몽이라도 되고 싶을 정도의 경멸과 환멸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온다.
그 오래오래 유구한 역사를 자랑했던 비릿한 인간사는 언제까지고 계속 될 것인지. 이 나라(국가)도 결국에는 멸망할 것인지. 이 지구도, 이 세상도 언젠가 곧 멸망하게 될 것인지. 차라리 그런 불쾌한 세상이 될 바에야 모두 다 죽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오래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그런 인간들의 말로가 궁금해서 광기어린 웃음을 짓고는 한다.